K씨는 60대 초반의 점잖게 늙어가는 신사다.

몇년전 자궁암을 앓던 부인과 사별하고 지금은 결혼 하지않은 딸과 함께
살고 있다.

몸도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큰 어려움없이 지내고 있다.

그러나 얼마전부터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아주 마음에 드는 아주머니 한분을 알게 된 것이다.

자주 만나 차를 나누고 얘기하다보니 정도 들었다.

어차피 외동딸은 시집 보내야하고 그리고 나서는 혼자 살게 될텐데 다행히
마음에 드는 아주머니를 알게 됐으니 여생을 서로 의지하며 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재혼을 결심하니 그동안 별로 의식하지 못하고 지내온
발기부전이 걱정됐다.

지난 10여년 동안 전혀 성생활을 가져보지 못했던 것이다.

본래 정력이 강한 것도 아니었지만 아내의 병으로 성관계를 기피하다보니
차차 성욕도 줄어들고 아내를 사별한 후에는 완전히 성에 대해 잊고 살게
됐다.

아무리 늦은 나이의 재혼이라지만 결혼후 성생활을 전혀 무시해버리고
지낼수는 없겠기에 필자의 클리닉을 찾아왔다.

그는 여러가지 성기능검사를 받아본 결과 혈액순환장애에 의한 발기부전으로
진단돼 음경보형물 삽입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수술받는 날 아침 그는 간편한 등산복 차림에 등산화를 신고 배낭까지
메고 왔다.

웬 등산복 차림일까 눈이 휘둥그레져 물어보니 딸에게 차마 얘기할수 없어서
그냥 친구들과 속리산에 갔다오겠다고 둘러댔다는 것이다.

아무튼 수술은 성공으로 끝났고 퇴원하는 날 그분은 병원에 올때와
마찬가지로 등산하는 차림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돌아갔다.

활력이 넘치는 뒷모습을 보며 속리산이 아니라 병원에서 K씨와 같이한
며칠간의 재생여행이 참으로 보람된 것이었구나하는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예부터 성에 관한 것을 금기시해왔던 우리나라에서는 발기부전에 대해
터놓고 얘기를 꺼내지 못하고 혼자 끙끙 앓아야 했다.

막연히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정력제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리 심한 발기부전환자라도 음경보형물 삽입수술로 치료가
확실해졌다.

이 수술을 받고 나면 횟수나 시간에 관계없이 발기가 가능해진다.

겉으로 전혀 표시가 나지 않기 때문에 외관상으로도 자연스럽고 골프나
수영 등 어떤 운동도 마음대로 할수 있다.

성관계를 가질 때에도 사정기능과 성적 쾌감을 모두 정상적으로 유지할수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가장 이상적인 최후의 치료법이라 할수 있다.

문무성 < 한사랑비뇨기과 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