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재판장님, 우리 회사를 살려주세요"

남동공단에 있는 중소기업인 반성(대표 문무영)의 종업원 1백72명이
인천지법에 제출한 탄원서내용이다.

이들은 회사가 지난 18년동안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신제품을 개발하고
국내외시장개척에 노력해 왔는데 지난달 부도를 냈다며 화의신청을
받아들여줄 것을 호소했다.

반성은 개인휴대통신(PCS)장비와 교환기등 통신장비를 주로 만드는 업체.

지난해 매출은 2백억원에 달했다.

이 회사가 부도를 낸 것은 지난달 18일.

문사장은 그달 8일 모친상을 당해 당진에 내려가 대사를 치룬뒤 몸져
누웠다.

16일 가까스로 출근했으나 은행을 다니며 추가대출을 요청하기엔 이미
늦었고 15억원의 부도를 내고 말았다.

종업원들은 국제통화기금(IMF)사태이후 내수침체로 회사매출이 급격히
줄었으나 문사장이 같이 고생해온 직원을 단 한명도 해고할수 없다며
아버지처럼 감싸줬다고 밝혔다.

직원들 역시 이에 보답코자 새로 개발한 전기압력밥솥의 수출에 적극
나서 30만달러의 주문을 받는등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었다.

종업원의 단결에 감동한 납품업체들은 원자재의 안정 공급을 약속했고
인천 남동공단경영자협의회 남동공단금형사업조합등이 줄지어 탄원서를
내고 있다.

< 김낙훈 기자 nh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