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간 합병이 이달안에 1~2건 더 터진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의 말이다.

강원은행+현대종합금융, 상업+한일, 하나+보람, 국민+장기신용은행 등
은행 합병이 도미노처럼 확산되자 나머지 시중및 지방은행도 그간 외면한
"합병"을 생존수단의 하나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특히 11일 국민은행과 장기신용은행의 전격적인 합병발표를 지켜본 시중및
지방은행에는 "이대론 안되겠다"는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도 10월15일께로 예정된 해외매각이 제대로 안될 경우
합병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가장 임박한 합병은 경남은행과 부산은행이다.

금감위는 나름대로 증자를 추진해온 두 은행이 최근 위기의식을 느끼고
합병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광주은행이 움직이면서 광주+제주은행도 가능성있는 시나리오로 거론
된다.

금감위는 조건부승인은행인 충북은행에 대해서도 증자 등에 실패할 경우
"합병 등 경영개선명령을 내리겠다"고 밝혀 이 은행도 "합병시장"에 머리를
내밀 가능성이 높아졌다.

주택 조흥 신한 한미 등 시중은행에서도 1건정도의 합병은 이뤄지리란
관측이다.

조흥은행이 막다른 골목에 몰렸다.

10월말까지 합병이나 외자유치를 가시화하지 못하면 전임원이 물러나야
한다.

위성복 행장은 외자를 유치할수 있는 시간을 연말까지 달라고 이헌재
금감위원장에게 요청했으나 합병압력을 벗어나긴 어려울 것 같다.

퇴출은행을 인수해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었던 신한 한미은행 등도
거대은행의 탄생으로 위축되는 듯한 느낌을 받고 있다.

합병압력에 시달려온 외환은행은 대주주인 한국은행과 코메르츠은행의
증자로 홀로서기를 할수 있게 됐다.

정부가 최근 합병은행에 대한 지원을 구체화한 것도 "합병"의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부실을 털어버리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것이다.

이에따라 10월말께 상업+한일을 필두로 12월 15일 현대은행(강원은행+
현대종금) 내년 1월 하나+보람과 국민+장기신용 등 합병은행과 1~2개
외국인은행이 실체를 드러내며 은행판도를 재편할 전망이다.

수가 줄어 각 은행의 덩치가 커지면 생존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부 은행들은 조금만 더 버티면 합병태풍권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한 은행장은 "합병보다는 자본확충을 통해 내부를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이제 외자유치나 자발적인 증자 또는 합병 등 생존을 위한
버팀목을 마련하지 못하면 소비자들이 외면함으로써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 허귀식 기자 windo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