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섹스 스캔들의 전개방향에 미국 금융계의 촉각이 곤두서
있다.

백악관에 "유고"가 발생할 경우 그만한 악재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74년8월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끝내 사임을 발표한 뒤 다우존스 지수가 무려 15%나 곤두박질친 적이
있다.

모건 스탠리 증권사의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카넬로는 "클린턴 스캔들
로 인한 정치 불안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물론 클린턴 스캔들이 미국경제나 금융시장에 미치는 악영향은
일시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낙관론도 만만치 않다.

페인 웨버사의 포트폴리오 책임자인 커크 바네비는 "미국증시는
정치적 변수에만 휘둘려지기에는 매우 고도화돼 있어 곧 활력을 회복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팬스톡사의 수석 부사장인 앨런 애커먼씨도 "저물가-저금리의 펀더멘
틀이 건재하는 한 정치문제는 경제에 별 힘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말
했다.

하지만 이들 낙관론자들도 미국 증시가 러시아 사태 등 외부 악재와
맞물려 당분간은 하락세를 면키는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결국 14일(현지시간) 런던에서 열릴 G7(선진 7개국)회의에서 선진국들
간에 공동 금리 인하가 논의될 것인지,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
이사회(FRB) 의장과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16일로 예정된 하원 금융
위원회 청문회에서 세계 경제를 어떻게 전망할 것인지 등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뉴욕=이학영 특파원 hyrhee@earthlink.net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