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포드자동차가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인수포기를 선언,기아
재입찰은 현대 대우 삼성 3파전으로 벌어지게 됐다.

그러나 채권단의 기아 부채탕감 규모에 응찰업체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데다 재계 일각에서 자동차산업의 빅딜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유찰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포드자동차 웨인 부커 부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채권단이
제시한 부채가 비정상적으로 많아 응찰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부커 부회장은 또 "그 정도의 부채를 떠안고는 기아와 아시아자동차가
국제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포드는 기아와 아시아를 누가 인수하건 소형승용차를 계속 구매하고
싶다는 의사도 함께 표명했다.

포드의 응찰 포기와 함께 재입찰은 현대 대우 삼성 3파전으로 벌어지게
됐으나 대부분 업체들이 채권단의 부채탕감 규모가 예상보다 적어 응찰에
적극 뛰어들지는 아직 의문이다.

재계가 기아 재입찰이 유찰될 경우 자동차부문 구조조정협상을 통해
기아인수업체를 확정짓기로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도 입찰에 어떤 형태
로든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구조조정 협상을 벌여온 5대그룹은 기아 재입찰이 다시 유찰되면 현
대가 기아 삼성을 한데 묶어 인수하거나 대우가 기아 삼성을 인수,2원화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삼성이 포드가 빠진 기아 입찰에 적극적으로 나서 기아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

삼성자동차는 포드가 응찰을 포기함으로써 자신들이 3파전 구도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더욱이 포드가 입찰포기를 선언하면서 누가 인수자가 되든 소형차분야
에서는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포드와의 제휴협상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물론 삼성이 기아인수에 강한 의지를 보일 경우 현대와 대우의 대응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호 기자 jhkim@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