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4분''

인류멸망시점을 12시로 볼 때 97년의 지구상태를 나타내는 시각이다.

유네스코는 최근 세계 6백13명의 환경전문가들을 상대로한 조사를 통해
이같은 결론을 내놓고 현재 인류의 생존은 ''극히 불안한 수준''이라고 평가
했다.

환경전문가들은 인류멸망시계침을 빠르게 돌리는 주범으로 ''지구온난화''를
지목하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날씨만 덥게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구온도가 섭씨 1도만 높아져도 해수면 상승, 강수량 증가, 토양의 변화
등으로 생태계는 엄청난 변화를 겪게 도니다.

이런 변화는 돌발적인 환경재앙을 불러일으킬 잠재성을 갖고 있다.

이미 세계는 90년대들어 속출하고 있는 이상기후로 그 재앙을 경험하고
있다.

<> 현황 =지구기온은 산업혁명이후 최근까지 2백여년동안 약 섭씨 0.5도
높아졌다는게 정설이다.

그러나 요즘들어 온도가 더욱 가파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국 백악관 자료는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지구 평균기온은 인류가 기온을
측정하기 시작한 19세기 중엽이래 가장 높았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61년부터 90년까지 30년동안 1~5월의 평균기온은 16.5도였으나 올해 같은
기간의 평균기온은 17.47도였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보다 무려 0.28도나 올라 기상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한반도도 예외일 수 없다.

온난화가 훨씬 심하다.

이미 뚜렷한 사계절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아열대의 기후특성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의 97년 평균기온(서울기준)은 13도로 30년(61~90년)동안의 연평균기온
(11.8도)보다 1.2도나 높았다.

연세대 김정우 교수는 최근 한 논문에서 한반도의 지난 75년간 기온 상승폭
은 1.1도였으나 앞으로 75년동안 이산화탄소(CO2)의 증가로 지금보다 2.3도
높아진다고 예측했다.

75년후 서울의 기온은 대전, 부산은 제주도처럼 바뀌고 겨울 강수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 원인 =지구가 갈수록 더워지고 있는 것은 CO2 등의 증가에 따른 온실효과
때문이라는데 학자들의 의견이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온실효과란 수증기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와 같은 대기중의 미량기체가
온실의 유리와 같은 기능을 하면서 지표면이 방출하는 열을 복사, 다시 지구
표면으로 보내 지표면과 대기권의 온도를 높이는 현상이다.

현재 지구대기의 CO2 농도는 대략 3백60PPM(parts per million,1백만분의 1)

지난 40년에는 3백PPM이었다.

전문가들은 20세기이전의 경우 화산폭발로 인한 유황가스 발산, 태양에너지
의 변화 등이 기온변화의 주된 요인이었으나 이후에는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 사용으로 CO2가 급증하면서 지구기온이 계속 오른다고 보고
있다.

<> 파장 =지구환경이 급변하면서 인간생활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육지의 수자원이 고갈되고 해면이 높아지면서 육지의
침식이 가속화되는 점을 꼽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한 보고서에서 북반구 강설량이 지난 73년이후 10%
줄었고 아열대 강우량은 70년이후 10% 감소했으며 해수면은 10~25cm 높아졌다
는 분석을 내놨다.

지구 대부분의 지역에서 물공급이 감소되고 사막화 현상도 촉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강수량의 지역적.계절적 패턴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스템공학연구소는 CO2농도가 지금의 2배가 될 경우 남한강 충주댐유역은
가을철 3개월동안 강수량이 약 10억t이나 증가, 홍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했다.

반면 낙동강 유역은 겨울 가뭄으로 하천유량이 크게 줄어 수질오염사고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구온도가 올라가면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진다.

2100년까지 해수면이 지금보다 50cm 높아지면 육지면적은 무려 3분의 1이나
줄어들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남극대륙을 덮은 얼음의 일부만 녹아도 뉴욕이나 상하이 등 해안도시 대부분
은 물에 잠기고 만다.

미국의 환경학자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지금 추세대로
계속된다면 태평양의 마샬군도 미크로네시아 키리바시 투바루 팔라우와
인도양의 몰디브 등이 1백년내에 수몰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90년대들어 창궐하고 있는 전염성 질병도 지구온난화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유엔산하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은 말라리아 환자가 앞으로
30~40년내에 현재의 2배인 연간 6억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말라리아는 겨울철 평균기온이 15도이상인 곳에서 번창하는데 현재 지구인구
의 약 45%가 이 지대안에 살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 지구온난화로 2000년까지 지구상의 동.식물 2만5천여종이
멸종하고 원시림 2천만ha가 없어져 심각한 생태계 파괴가 우려된다고 지적
하고 있다.

문제는 그로인한 후유증이 어느 정도일지 아직 예측조차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기온상승, 강수량 증가, 해수면상승 등 지구의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 ]

<>인간 - 호흡기질환 등 각종질환
<>농작물 - 수확량 감소
<>임업 - 산림자원 황폐화
<>수자원 - 수질오염, 식수공급부족
<>해안 - 해안침식, 환경파괴
<>동식물 - 생태계 파괴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