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2차 입찰이 미국 포드자동차의 응찰 포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때마침 재계는 재입찰마저 유찰되면 자동차산업을 현대와 대우를 양축으로
한 2원화 체제로 재편하자는 논의에 본격 나서고 있다.

따라서 기아 재입찰은 유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삼성이 낙찰을 받지 못하면 삼성자동차도 기아.아시아와 한데 묶여
빅딜 처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유찰 가능성 큰가 =포드의 웨인 부커 부회장은 응찰 포기를 선언하면서
"채권단이 밝힌 부채 수준으로는 기아와 아시아가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덧붙였다.

세계 굴지 자동차메이커의 평가가 이럴진대 현대나 대우 삼성도 선뜻
나서기 어려운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3개 국내업체 가운데 어느 회사든 재무적인 판단을 접어둔채 기아를 인수
한다해도 부커 부회장의 말대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는게 지배적
인 견해다.

이같은 분석은 이미 1차 입찰 결과에 잘 나타나 있다.

물론 2차 입찰조건으로 제시된 채권단의 부채탕감 규모가 적절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러나 2조9천2백10억원의 부채원금 탕감만으로는 유찰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는게 응찰업체들의 분석이다.

<> 빅딜 가능성 왜 나오나 =자동차산업의 빅딜이 구체화된 것은 5대그룹간
벌이고 있는 사업구조조정 협상과정에서다.

협상대표들은 "자동차산업은 기아 입찰이 유찰되면 사업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한다"는데 합의했다.

삼성이 기아 낙찰에 실패하면 기아와 묶어 함께 처리한다는 얘기다.

일부 흘러나오는 얘기로는 삼성이 "제값만 받는다면 자동차사업을 포기
하겠다"는 의견까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가 기아와 삼성을 묶어 인수하거나 이것이 여의치 않다면 대우가 기아
삼성을 인수해 2원화 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낙찰 가능성은 없는가 =낙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낙찰을 위해서는 엄청난 부채를 떠안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지금으로선 삼성이 그 부담을 안고서라도 낙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이 낙찰을 받지 못한다면 삼성자동차는 곧바로 빅딜처리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은 아직 자동차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적은 없다.

오히려 포드의 입찰 포기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기아 인수 의지를 더욱
불태울 가능성도 높다.

삼성은 포드라는 막강한 경쟁자가 떨어져 나감으로써 자신들이 3파전
구도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포드가 입찰 포기를 선언하면서도 누가 인수자가 되든 소형차 분야
에서는 계속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힌 만큼 포드와의 제휴 협상의
가능성도 상당히 밝아졌다는 분석이다.

< 김정호 기자 jhkim@ 윤성민 기자 smyo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