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5일 기준 J상호신용금고의 복리식 정기예금금리를 보자.

1개월짜리 정기예금은 연 이율이 16%, 2~6개월짜리는 모두 18%,
6~12개월짜리는 19%, 1년 초과시에는 13.5%였다.

이같이 예금기간이 달라짐에 따라 적용되는 금리가 각기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왜 예금기간에 따라 적용금리에 차이가 있는 것일까.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금리결정에는 장래에 대한 예상이 반영된다는
것이다.

지금은 시중의 금리수준이 높지만 조만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면
예금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에따른 적용금리도 당연히 낮아져야 한다.

반면 가까운 장래에 금리수준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보면 예금기간이
길어질수록 적용금리 역시 높아져야 한다.

앞서 예금기간이 12개월까지는 적용금리가 높아지다가 1년 초과시에는
적용금리가 크게 낮아지는 것은 시중금리가 점차 높아지다가 1년 이후부터는
이것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이같이 금리결정에는 장래에 대한 사람들이 예상이 정확히 반영된다는
주장을 기대가설(expectation hyothesis)이라고 부른다.

이를 달리 설명할 수도 있다.

즉 만기가 다른 예금상품들은 각기 다른 자금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으로
보아야 하므로 예금상품 가격이라 할 수 있는 예금금리도 당연히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견해를 우리는 시장분할이론(segmented market theory)이라고
부른다.

앞의 예에서 1개월짜리 정기예금금리가 연 16%인 반면 1년초과 정기예금금리
가 연 13.5%인 것은 만기가 다른 이들 예금시장의 수급사정이 각기 개별적
으로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즉 1개월짜리 단기자금의 수급사정이 1년이상짜리 장기자금의 수급사정보다
더 빠듯하다는 것이다.

이는 장기자금시장보다 단기자금시장의 상황이 더 어렵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징표로 보는 것이다.

앞서의 예와는 달리 예금기간이 길어질수록 이에따른 적용금리도 따라서
높아지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금리구조의 이같은 일반적 특성 을 기대가설이나 시장분할이론만으론
설명하기 어렵기 때문에 유동성프리미엄이론(liquidity premium theory)이
자주 거론되곤 한다.

이는 예금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자금은 그만큼 환금에 대한 구속성이
강해져 유동성이 낮아지므로 이에따른 보상으로 더 높은 예금금리가 지불
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이같이 예금의 만기가 달라짐에 따라 적용금리가 달라지는 이유를 설명하는
방식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다.

그것은 그만큼 금리의 변화가 다양하고도 복잡한 현실의 자금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결국 자금사용의 가격수준을 의미하는 금리가 장래에 대한 사람들의 예상,
자금에 대한 수요와 공급, 현금보유에 대한 사람들의 애착심 등이 종합적
으로 반영된 경제의 거울이라 할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홍완표 < 인제대 교수 / 경제학 econhwp@jnc.inje.ac.kr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