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산 부동산을 포장해 가치를 높여라."

이 방식이 다소 진부해보이기는 하나 IMF시대에는 딱 떨어지는 투자방식이다

부동산가격 폭락으로 좋은 물건을 싼값에 살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많아
졌기 때문이다.

경기도 오산에 사는 박철민씨(38)는 급매물로 나온 3층짜리 건물을 구입한
후 이를 리모델링해 재테크에 성공한 케이스.

그는 송탄비행장 정문앞의 대지46평, 건평1백40평짜리 3층상가를 주변시세
보다 30%정도 싼 4억5천만원에 사들였다.

급전을 필요로 했던 전주인이 내놓은 상가를 친지의 소개로 용케 구했다.

상가를 넘겨받을 당시 이 건물의 임대수입은 3백50만원에 불과했다.

1층점포 3군데만 임대됐고 외국인 전용바인 2층과 주택인 3층은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박씨는 처음엔 단순히 건물을 깨끗이 단장해볼 요량이었지만 입점상가의
구성이 좋지 않다는 전문가의 권유로 상가재구성을 시도했다.

외국의 경우 바는 보통 지하에 있다는 점에 착안해 원래 2층에 있던 외국인
전용바를 지하로 옮겼다.

대신 2층은 레스토랑으로 꾸몄다.

춥고 시끄러워 살기 불편했던 3층주택 역시 외국인의 기호를 감안, 원룸
스타일로 단장했다.

또 옥상층을 새로 지어 지하에 있던 공장을 입주시켰다.

이처럼 상가를 재구성하고 단장하는데 총 2천5백70만원을 지출했다.

옥상증축공사 5백20만원, 3층 내부공사에 1천5백만원이 소요됐고 원래 타일
벽이었던 외관을 요즘 유행하는 단열소재인 드라이비트로 깔끔하게 고치는데
5백50만원을 들였다.

이렇게 단장을 끝내자마자 순식간에 임대가 됐다.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지하바를 제외하고도 보증금으로 4천만원을 챙겼고
월임대료는 8백50만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하바 역시 2층에 있을 때보다 3배이상 미군들의 출입이 늘어났다.

바를 임대하지 않겠느냐는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는 건물을 7억원에 팔라는 제의까지 받아 박씨는 마냥 즐겁다.

전문가들은 IMF사태로 부동산가격이 폭락한 지금을 재산을 불리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 백광엽기자 kecorep@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