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마다 낚시회는 많지만 계류를 전문으로 하는 낚시회는 드물다.

산 좋고 물 맑은 심산계곡에서 계류낚시의 독특한 맛은 해보지 않고는
모르기 때문이다.

아마 한국표준협회의 "표준낚시회"는 전국 유일의 계류낚시회가 아닐까
생각된다.

우리 모임은 지난 95년 42명의 회원으로 시작했다.

"낚시는 과학"이라고 주장하는 서영준 노조위원장과 필자 등 "타고난
강태공들"이 표준낚시회 출범의 선봉장이 됐다.

하지만 당시 대부분 회원들은 낚시의 문외한이었다.

지금이야 끄리 갈견이 종개 꺽지 돌고기 등을 분별하지만 당시만 해도
그들 눈엔 모두 똑같은 물고기일 따름이었다.

그러던 것이 매달 한차례씩 정기출조를 나가면서 조금씩 눈을 뜨기
시작했다.

오늘날엔 자칭 "꾼"이라 할 정도로 실력이 붙었다.

우리 동호회는 낚시 본래의 즐거움 뿐 아니라 직원간 화합과 정보교류에도
적지않은 비중을 두고 있다.

각 부서 직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회사에서 풀지 못한 여러 문제와 애로
사항을 기탄없이 털어놓는다.

이 때문일까.

고기가 안잡히는 날이면 회원들간의 대화와 술자리는 흥취를 더한다.

조력 30년을 자랑하는 표준보급부의 이윤휘 차장, 계류낚시의 1인자 서영준
위원장, 언제나 대어만을 낚는 조성천 차장 등은 실력파에 속한다.

또 자타가 공인하는 매운탕전문가 최사훈 부장(행동과학교육부), 낚시터에
도착하면 우선 잠자리부터 물색하는 이대진 대리(통신교육부), 조사를
자칭하지만 술만 축내는 박형수씨 등은 우리 모임에 없어서는 안될
"명물"들이다.

하지만 하나같이 "물이 있는 곳에 고기가 있고 고기가 있으면 낚시를 해야
한다"는 철학의 소유자들이다.

가족들의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출조일정만 잡히면 만사제치고 달려
나오는 표준낚시회는 우리들의 "영원한 동아리"로 자리잡고 있다.

배기태 < 한국표준협회 홍보실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