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서상목 의원이 14일 여의도 당사에서 전격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검찰에 자진 출두하겠다고 밝힌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 의원은 이날 "상당부분 과장된 피의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국민들의
의혹이 커졌고 진실을 밝히는 것이 정국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 검찰출두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이어 "경제난과 대북안보 문제 등을 고려할 때 정국의 대치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국가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검찰에 출두해 진실을 밝히는
것이 정국을 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
했다.

그는 이회창 총재에게도 지난 12일 오후에 자신의 출두 사실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여권이 주장하는 5백억원설은 터무니 없는 얘기"라면서도 이석채
전국세청차장의 소개를 받아 기업인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을 시인
했다.

또한 받은 돈은 대선관련 활동에만 썼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서 의원의 이날 발언과 그동안의 검찰 수사 내용을 감안할 때
두가지 이유에서 서 의원이 "결심"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자신이 출두하지 않아 검찰측의 발표만이 일반에 사실로 받아들여질
것을 우려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자신이 검찰에서 기업으로부터 받은 금액과 용처를 밝힘으로써 의혹이 확대
되는 것을 막고 후원금이 정치자금법상의 불법자금이 아니라 관례적인 "정치
자금"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 다음으로 서 의원은 이를 통해 자신이 모금한 대선자금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주도했다는 점을 밝혀 불똥이 이회창 총재에게 미치지 못하게 방패
막이를 자임하지 않았나 하는 분석이다.

이같은 관측은 여야가 국회정상화를 위한 물밑 접촉에서 서로 "마지노"선은
지켜준다는 쪽으로 절충이 되고 있는 것과 맥이 닿아있다고 볼 수 있다.

< 김삼규 기자 eske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