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학의 제프리 삭스(Jeffery Sachs) 교수가 세계경제위기 해법
으로 기존의 폐쇄적인 선진8개국(G8) 정상회담 대신에 한국 등 8개 개도국도
참여하는 G16 확대 정상회담의 창설을 긴급 제의했다.

삭스교수는 18일자 이코노미스트(Economist)지에 기고한 "글로벌
캐피털리즘"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미국이 유럽 및 일본과의 공조하에
구축해온 기존의 글로벌 캐피털리즘이 급속히 붕괴되고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글로벌 캐피털리즘은 각국의 무역 및 투자장벽을 해체하고 전세계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글로벌 캐피털리즘을 실현하려는 지금까지의 노력이 실패한 이유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기능을 못한데다 <>선진국들이 후진국 빈곤문제를
외면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IMF의 경우 정책협의 대상국이 80개나 돼 능력에 부칠 뿐 아니라 지나친
"비밀주의"식 운영으로 외부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후진국 빈곤 문제와 관련해서는 "선진국들이 "번영의 공유"를 외치면서도
스스로 그 비용을 부담하는 데에는 소극적"이라고 삭스는 비판했다.

그는 따라서 글로벌 캐피털리즘을 다시 작동케 하려면 G16을 발족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 모임은 G8처럼 선진국들이 일방적으로 세계경제를
이끄는 체제가 아니라 부국과 빈국간 솔직한 대화 채널이 되어야 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삭스교수는 G16에 참여할 개도국의 기준을 "민주적 정치체제"로 제시하고
그중에도 4개 핵심 회원국으로 한국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나이지리아와 칠레 코스타리카 등도 유망한 회원국으로 지목했다.

삭스교수는 부국과 빈국간의 이같은 공동관리 체제가 금융시장의 패닉현상
을 진정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방의 투자은행들에게 신흥시장 국가의 정치.경제 상황에 대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막연한 두려움이나 기대감으로 인한 혼란을
예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함께 보다 중요한 것은 빈국들에도 "미래의 번영에 대한 지분"을
제공한다는 점이라고 삭스교수는 강조했다.

진정한 글로벌 캐피털리즘은 개도국들에도 세계경제 관리에서 일정한
지분을 주어 동참시킬때만 가능하다는게 삭스교수의 주장이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