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외환위기국들에 요구했던 개혁요구 조건들도 심각한
비난을 받고 있다.

각국의 특수 상황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없이 천편일률적인 고금리.초긴축을
강요해 왔다는게 골자다.

IMF도 연례보고서에서 금융위기국의 상황을 충분히 파악하지 않은채 초긴축
과 금융개혁만을 고집한 우를 범했다고 자인했다.

IMF 프로그램 비판대열의 선두에 서 있는 이들은 폴크루그먼 MIT 교수와
제프리 삭스 미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등이다.

프리드먼 교수는 "금융위기에 처한 개도국들에 대한 IMF의 처방은 대부분
과도한 긴축을 요구함으로써 위기를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 주장
한다.

지난해 7월 태국의 외환위기 당시에도 IMF는 국제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
시키는 노력하기 보다는 부실금융기관의 무분별한 폐쇄 등을 요구해 위기를
오히려 심화시켰다고 꼬집었다.

또한 고금리 재정긴축 은행폐쇄 등 구조개선 위주의 정책을 요구해 위기를
오히려 증폭시켰다고 비난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도 비판론자.

그는 "IMF는 구소련권에 적용된 구조개혁을 무분별하게 아시아 외환위기국
에 적용하고 있다"며 "이는 장단기적으로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아시아 금융위기국에 대한 긴급 처방은 국제수지
조정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특히 한국의 외환위기는 단기적인 유동성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하고 "따라서 IMF가 채권은행단과의 협조하에 단기
외채 연장문제를 잘 풀어나갔더라면 상황이 이처럼 심각한 지경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펠드스타인 교수도 IMF가 한국에 요구한 고금리정책은 금융경색을 야기시켜
대규모 기업부도를 초래해 위기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조셉 스키글리츠 세계은행 부총재는 IMF비난의 백미를 이뤘다.

전통적으로 IMF와 자매기구인 세계은행이 과거 관행을 깨고 공식적으로
IMF를 비난했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는 "한국의 경우 민간기업들이 무분별하게 단기외채에 의존해서 위기가
발생했으며 따라서 낮은 성장을 담보로 한 IMF의 지원은 오히려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멕시코와 한국의 외환위기 원인이 다른 만큼 처방도 달라야 한다는 주장
이다.

한편 제프리 삭스 교수는 "연구원 숫자등을 볼때 IMF가 회원국 전체를
일일이 관찰할 능력이 처음부터 없다"며 "외환위기를 맞은 것을 기화로
경제전체를 외부에서 개혁하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수찬 기자 ksch@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