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기업고객들의 주머니를 쥐어짜고 있다.

MS소프트웨어에 대한 사용료 계산법을 고쳐 이용료를 대폭 올려받고 있는
것.

새로은 계산법은 실제로 MS소프트웨어를 사용중인 사람은 물론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까지 이용자로 간주하는 방식이다.

예컨대 5백명의 직원중 MS워드를 사용하는 사람이 3백명이라면 과거에는
3백개분의 프로그램 사용료만 지급하면 됐다.

하지만 새로운 계산법에서는 5백명분을 내야 한다.

"남몰래" 혹은 "잠재적인" 프로그램 사용 가능성을 "모두 계산에
넣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사용자 라이센스도 점진적으로 중단시키고 있다.

고객회사가 프로그램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으면 회사 직원이 집에 있는
PC에 이를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해온 규정을 없애고 있다.

따라서 집에서 프로그램을 사용하려면 따로 MS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새로운 산출방식을 적용하면 기업들이 MS에 내는 사용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그동안 MS제품 5천부를 사용하는 기업의 경우 5년간 제품 이용료가 기존의
42억달러에서 1백36억달러로 늘어난다.

무려 제품가격의 2백24%에 해당하는 라이센스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뜻이다.

가드너 컨설팅 그룹의 수석애널리스트인 메리 웰치는 "MS가 지난 2년동안
가격을 드러내놓고 인상하진 않았지만 라이센스 규정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변칙적으로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기업들의 반발도 거세다.

"발생하지도 않은 이익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것과 똑같다"며 MS조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별도리가 없어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MS요구를 따를수 밖에 없는
처지다.

일단 컴퓨터시스템을 구축한 후에는 소프트웨어를 바꾸기도 쉽지않다.

또 다른 회사의 소프트웨어로 바꾼다해도 MS프로그램이 워낙 널리 쓰이는
터라 타사 제품은 호환성이 떨어진다.

이에대해 MS의 피터 보이트 이사는 "라이센스 규정 변경은 어디까지나
가격정책의 단순화"라며 "규정 변경으로 실제로 부담이 크게 늘어날 기업은
소수에 불과하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독점적인 권한을 내세운 MS의 횡포라고 비난하고 있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