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구조조정으로 합병과 감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은 합병과 감자절차를 동시에 진행함으로써
투자자들이 주식매수청구권과 관련해 큰 혼선을 빚고 있다.

상업및 한일은행의 주주들은 주식 매입 시기에따라 주식매수청구권 여부와
청구가격이 달라진다.

감자이행조치를 받은 제주은행의 주주들에겐 주식매수청구권이 없다.

또 은행은 물론 증권 보험 등 금융주를 가지고 있는 주주들은 앞으로
금융기관들이 합병하거나 금감위 명령으로 감자를 할때 매수청구권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게 된다.

<>9월7일 이전에 상업및 한일은행주를 매입한 주주=주식을 매입한후 계속
보유하고 있는 주주는 2가지 매수청구권을 가진다.

하나는 합병에 따른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감자에 대한 청구권이다.

합병에 따른 매수청구권 가격은 이사회의 합병결의일(8월24일)전 60일평균
주가(상업 7백58원, 한일 7백9원)를 기준가로 계산되며 10월28일께 확정된다.

합병결의이후의 은행업지수 변동이 매수청구가격 산출에 반영된다.

감자에 대한 매수청구가격은 사실상 확정됐다.

상업은행은 5백1원, 한일은행은 4백86원을 제시했다.

이 가격에 주주들이 반발하면 회계전문가가 은행의 본질가치로 매수청구
가격을 산정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본질가치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커 회사제시가격이
매수청구가로 결정된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문제는 주주들이 2개중 한가지를 선택해야 된다는데 있다.

합병쪽 매수청구 가격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되면 주총일(9월30일)전에
반대의사를 표시해놓고 10월10일까지 정식으로 매수청구를 하면된다.

대금지급일 마감은 11월29일로 잠정 결정돼 있다.

감자쪽 가격이 유리하다고 판단되면 9월16일부터 9월25일사이에 청구를
해야된다.

감자쪽을 선택하면 합병에 따른 청구권을 자동 상실한다는 점에 조심해야
된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주 전망과 잠정 청구가격을 비교할때 현재로써는 합병쪽
선택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9월8일이후 9월15일사이에 주식을 산 사람=감자에 따라 회사가 제시한
청구가격에 응하든지 아니면 시장에서 팔든지 양자 택일을 하는 수 밖에
없다.

주식매수 청구를 일단 하게되면 시장에서의 매도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매수청구후 대금을 지급받는 만기일은 아직 미정이다.

은행은 법적으로 청구후 2개월이내에 지급해야 된다.

<>제주은행=금감위로부터 명령이 아니라 이행조치를 받았기 때문에 주식매수
청구권이 없다.

일반 감자의 경우 상법과 증권거래법의 적용을 받는데 법률상 주식매수청구
대상이 아니다.

만일 제주은행 주주들이 앞으로 치뤄질 주총에서 감자안건을 부결시키고
금감위가 어쩔 수없이 감자 명령을 내린다면 상업과 한일처럼 매수청구권
행사가 가능해진다.

<>금융기관 매수청구권 제도변화=지난14일 발효된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개정법률"에 따라 금융기관의 매수청구권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진다.

금융기관은 합병때 회사가 제시한 매수청구가격으로 주주와 협의한후
결렬되면 회계전문가가 본질가치를 감안해 청구가격을 정한다.

이변이 없는한 회사제시가격이 청구가격으로 정해지는데 관행상 이사회
결의일 직전의 싯가가 제시된다.

결국 주주들입장에서는 매수청구권 행사보다 시장에 그냥 주식을 내다 파는
것이 더 손쉽게 된다.

감자의 경우에는 이미 개정전 법률에서 매수청구권을 싯가로 맞추게끔
해놓았다.

또 계약이전(금융기관의 영업양수도)엔 매수청구권 자체가 없다는
유권해석이 내려져 있다.

< 양홍모 기자 yang@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