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역학 이야기] 토정선생과 제갈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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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는 영웅을 부른다고 했다.
제갈양(181~234)은 삼국지가 낳은 불세출의 영웅이다.
역사 속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운명에 대항한 사람으로
필자는 평가한다.
수많은 전쟁에서 상통천문 하달지리의 신출귀몰한 재주로 소위 천기를
어겨가면서까지 승리를 이끌냈다.
비록 죽음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지만.
죽음까지 뛰어넘으려 했다는 말의 이면에는,천명의 도도한 물결을 인간의
힘으로 그 방향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제갈양은 주술 혹은 방술의 개념으로서의 역학지식을 특정목적의 쟁취를
위해(주로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한 경우이다.
전쟁영웅으로 미화된 인물이지만 결과적으로 대량의 인명을 살상한 혐의는
벗을수 없다.
반면 토정 이지함(1517~1578)선생은 그의 불멸의 저서 토정비결로
우리들에게 친근한 인물이다.
당대의 도학자 화담 서경덕의 문하에서 천문, 지리, 복서 등의 방술을
익혔다.
그를 한마디로 평가하면 생각과 행동이 일치된 삶을 살았던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사농공상중 상을 중시해 포천현감, 아산현감 시절에 굶주리는 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소금제조나 어업, 그리고 걸인청으로 이어지는 갖가지
구휼사업을 펼쳤다.
지행일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산과 지리에 관련된 유통경제를 중시한 선생의 철학은 이후 박제가,
유형원 등의 실학자로 이어져 사상의 전수가 이뤄진다.
그의 가장 큰 공적이라면 한민족의 기를 고르게 하기 위해 전심전력했다는
것이다.
임란과 같은 외세의 침입으로 인해 흐트러지는 기의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토정선생이 이율곡의 십만양병설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에
속하는 것 같다.
공명의 손에 쥐어진 방술이 인명을 손상한 날카로운 사검이었다면
토정선생의 그것은 백성의 구휼과 한민족의 생명줄을 고양시킨 활검으로
비유할 수 있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
제갈양(181~234)은 삼국지가 낳은 불세출의 영웅이다.
역사 속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그리고 조직적으로 운명에 대항한 사람으로
필자는 평가한다.
수많은 전쟁에서 상통천문 하달지리의 신출귀몰한 재주로 소위 천기를
어겨가면서까지 승리를 이끌냈다.
비록 죽음의 시간을 연장하려는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지만.
죽음까지 뛰어넘으려 했다는 말의 이면에는,천명의 도도한 물결을 인간의
힘으로 그 방향을 바꾸어 놓을 수 있는 개연성이 있음을 암시한다.
제갈양은 주술 혹은 방술의 개념으로서의 역학지식을 특정목적의 쟁취를
위해(주로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용한 경우이다.
전쟁영웅으로 미화된 인물이지만 결과적으로 대량의 인명을 살상한 혐의는
벗을수 없다.
반면 토정 이지함(1517~1578)선생은 그의 불멸의 저서 토정비결로
우리들에게 친근한 인물이다.
당대의 도학자 화담 서경덕의 문하에서 천문, 지리, 복서 등의 방술을
익혔다.
그를 한마디로 평가하면 생각과 행동이 일치된 삶을 살았던 실천하는
지식인이다.
사농공상중 상을 중시해 포천현감, 아산현감 시절에 굶주리는 서민들을
구제하기 위해 소금제조나 어업, 그리고 걸인청으로 이어지는 갖가지
구휼사업을 펼쳤다.
지행일치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산과 지리에 관련된 유통경제를 중시한 선생의 철학은 이후 박제가,
유형원 등의 실학자로 이어져 사상의 전수가 이뤄진다.
그의 가장 큰 공적이라면 한민족의 기를 고르게 하기 위해 전심전력했다는
것이다.
임란과 같은 외세의 침입으로 인해 흐트러지는 기의 흐름을 바로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토정선생이 이율곡의 십만양병설에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이제 상식에
속하는 것 같다.
공명의 손에 쥐어진 방술이 인명을 손상한 날카로운 사검이었다면
토정선생의 그것은 백성의 구휼과 한민족의 생명줄을 고양시킨 활검으로
비유할 수 있다.
성철재 <충남대 언어학과교수/역학연구가 cjseong@hanbat.chungnam.ac.kr>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