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회색 패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나폴레옹시대 유럽에서는 "엠파이어드레스"가 유행했다.
어깨를 넓게 파고 허리선을 가슴까지 올린 이 원피스는 로마시대 의상을
본딴 것이었다.
여성의상이 블라우스와 스커트로 나뉜 것은 아이작 싱어가 발재봉틀을
개발한 뒤였다.
개척시대 미국여성의 전형적 차림인 깁슨걸패션은 1890년대 일러스트레이터
찰스 다나 깁슨에 의해 창출됐다.
하이네크의 긴팔 블라우스와 롱스커트로 대변되는 깁슨걸패션은 실용성과
여성성을 함께 요구한 시대의 산물이다.
1차대전동안 유럽여성들은 코르셋을 벗었다.
남성복같은 테일러드룩이 생겨난 것도 이때다.
미국에선 2차대전 당시 전시규칙 "L-85"를 통해 옷 한벌에 3마반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러플이나 커프스는 인정되지 않았다.
옷감사용 한도를 지키느라 스커트는 짧아졌으며 재킷은 몸에 붙게
만들었다.
결과는 일하는 여성의 상징인 투피스였다.
60년대중반 이브생 로랑과 쿠레주가 내놓은 바지수트는 고용기회의 확대와
동일임금을 주장하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이미지를 반영했다.
패션은 이처럼 사회 현상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유행이란 동시대 사람들이 같은 자극에 대해 비슷하게 반응하는 결과인
까닭이다.
공황이나 전쟁때가 되면 색상은 짙고 침착해지는 대신 실루엣이나
스타일은 대담하고 전위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실제로 패션사에 기록된 새 스타일은 거의 고난기에 탄생됐다.
올가을 패션계에 회색바람이 거세다.
여성복의 경우 정장수트에서 주니어룩에 이르기까지 회색 투성이다.
특히 검정과 은회색을 섞어놓은 듯 부드럽고 깊은 색이 많다.
남성복도 전통적인 감색보다 회색이 주류를 이룬다.
회색의 유행이 반드시 불황때문인지는 알수 없다.
회색은 그러나 다른색과의 조화가 쉽다.
올 가을엔 흑백및 빨강.자주와의 배합이 많지만 주황 분홍 자주 파랑
등과도 잘 어울린다.
새옷 장만이 어려운 IMF시대의 유행색으로는 제격인 셈이다.
일부에선 회색이 검정에서 밝은색으로 바뀌는 길목에 나타난다고도
얘기한다.
회색시대의 끝에 올 밝은 시절을 기다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
어깨를 넓게 파고 허리선을 가슴까지 올린 이 원피스는 로마시대 의상을
본딴 것이었다.
여성의상이 블라우스와 스커트로 나뉜 것은 아이작 싱어가 발재봉틀을
개발한 뒤였다.
개척시대 미국여성의 전형적 차림인 깁슨걸패션은 1890년대 일러스트레이터
찰스 다나 깁슨에 의해 창출됐다.
하이네크의 긴팔 블라우스와 롱스커트로 대변되는 깁슨걸패션은 실용성과
여성성을 함께 요구한 시대의 산물이다.
1차대전동안 유럽여성들은 코르셋을 벗었다.
남성복같은 테일러드룩이 생겨난 것도 이때다.
미국에선 2차대전 당시 전시규칙 "L-85"를 통해 옷 한벌에 3마반이상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러플이나 커프스는 인정되지 않았다.
옷감사용 한도를 지키느라 스커트는 짧아졌으며 재킷은 몸에 붙게
만들었다.
결과는 일하는 여성의 상징인 투피스였다.
60년대중반 이브생 로랑과 쿠레주가 내놓은 바지수트는 고용기회의 확대와
동일임금을 주장하는 여성들의 적극적인 이미지를 반영했다.
패션은 이처럼 사회 현상과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유행이란 동시대 사람들이 같은 자극에 대해 비슷하게 반응하는 결과인
까닭이다.
공황이나 전쟁때가 되면 색상은 짙고 침착해지는 대신 실루엣이나
스타일은 대담하고 전위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실제로 패션사에 기록된 새 스타일은 거의 고난기에 탄생됐다.
올가을 패션계에 회색바람이 거세다.
여성복의 경우 정장수트에서 주니어룩에 이르기까지 회색 투성이다.
특히 검정과 은회색을 섞어놓은 듯 부드럽고 깊은 색이 많다.
남성복도 전통적인 감색보다 회색이 주류를 이룬다.
회색의 유행이 반드시 불황때문인지는 알수 없다.
회색은 그러나 다른색과의 조화가 쉽다.
올 가을엔 흑백및 빨강.자주와의 배합이 많지만 주황 분홍 자주 파랑
등과도 잘 어울린다.
새옷 장만이 어려운 IMF시대의 유행색으로는 제격인 셈이다.
일부에선 회색이 검정에서 밝은색으로 바뀌는 길목에 나타난다고도
얘기한다.
회색시대의 끝에 올 밝은 시절을 기다린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