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면톱] 금융계도 결국 '노사충돌' .. 인원감축 '대립'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융계에 "노사대란"이 일고 있다.
인원감축 문제를 둘러싼 노사간의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단체교섭과정에서 노조원들이 은행장을 "감금"하는가 하면 공권력이 투입돼
노조간부가 연행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7개 조건부승인 은행과 제일 서울은행으로부터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은 전국
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 추원서)은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은행구조조정은 물론 은행업무마저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금융계에 일고 있다.
일부에선 은행노사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가뜩이나 불안한 국제금융상황과
맞물려 국내 금융시장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왜 충돌 일어났나 ]
14일 오후4시부터 은행회관 14층에서 열린 은행노사 교섭은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금융노련과 9개은행 노조간부들은 "상업.한일은행이 13일 기습적으로 금융
감독위원회에 이행각서를 제출한 것은 노사합의를 어긴 일"이라며 농성을
벌였다.
노조는 상업.한일은행에 대해 금감위에 제출한 이행각서를 회수해 올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상업.한일은행은 "정부지원을 받아 합병절차를 원만히 이행키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5개 조건부승인 은행장들도 15일중 불가피하게 이행각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노조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교섭은 자정을 넘겨가며 진행됐지만 의견접근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끈질기게 은행장을 물고 늘어졌으며 노조와의 충돌을
의식한 은행장들은 회의장근처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야만 했다.
일부 은행장들은 "사실상 감금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당시상황을 설명
했다.
15일 오전에도 이같은 양상은 지속됐으며 결국 오전11시30분께 경찰이
교섭장을 지키던 노조대표 47명을 강제연행함으로써 은행장들은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와관련 금융노련 관계자는 "감금은 없었으며 있었다면 심리적인 압박정도"
라고 설명했다.
[ 쟁점 무엇인가 ]
금감위가 9개 은행에 대해 작년말대비 40%의 인원을 연내에 줄이라고
지시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9개은행에서 1만3천여명의 은행원을 내보내라는 것이었다.
금감위는 "그래야만 2000년부터 1인당 영업이익이 외국선진은행수준
(2억6천만원)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금감위는 또 이들 은행이 이같은 내용을 담아 양해각서를 제출하면 정부가
부실채권매입등을 통해 대규모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적자금을 투입하기에 앞서 뼈를 깎는 자구를 이행해 달라를 주문이었던
셈이다.
이에대해 노조는 <>자율적인 인원감축이 이뤄져야 하고 <>인원감축의 근거
제시가 불명확하며 <>해고회피수단 제시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특히 경제가 파탄에 이른 상황에서 무턱대고 선진국잣대를 갖다대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감원이 알려지며 일부 직원들은 사실상 패닉(극도의 공포)상태에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은행 경영진은 은행을 살리기 위해서도 정부지원이 긴요하다며 정부
입장을 수용, 감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 앞으로의 파장 ]
인원감축 교섭이 결렬되고 노조대표 강제연행이란 사태까지 벌어지자
금융노련과 9개 은행노조는 금감위.은행경영진과 한판싸움을 벌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노련은 <>9개은행을 순회하며 투쟁을 벌이고 <>노조간부들이 석방되는
대로 본점로비에서 농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합원을 동원, 16일 명동성당에서 공권력투입 규탄대회를 갖고 17일엔
대표자회의를 소집해 파업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일엔 명동성당에서 모의파업 집회도 갖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노련이 현재 입장을 고수할 경우 금융계 초유의 은행파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계는 이로인해 불안양상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이 극도로 경색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우려한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은행원들의 집단행동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연쇄도산으로 몰아넣을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선 현대자동차 사태때와 마찬가지로 은행노사 대치가 대외신인도
저하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은행 노사가 한발씩 양보하고 정부가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커지고 있다.
[ 은행 노사 단체교섭 일지 ]
<>.8월31일 : 9개은행 노조 금융노련에 단체교섭권(인원감축관련) 위임
<>.9월3일 : 금융노련, 9개은행장에 교섭요청
<>.9월7일 : 1차교섭
<>.9월9일 : 2차교섭, 3차교섭때까지 이행각서 제출 않기로 노사합의
<>.9월14~9월15일 : 3차교섭 결렬, 경찰, 금융노련 및 노조관계자 연행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
인원감축 문제를 둘러싼 노사간의 대립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단체교섭과정에서 노조원들이 은행장을 "감금"하는가 하면 공권력이 투입돼
노조간부가 연행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7개 조건부승인 은행과 제일 서울은행으로부터 단체교섭권을 위임받은 전국
금융노동조합연맹(위원장 추원서)은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로인해 은행구조조정은 물론 은행업무마저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금융계에 일고 있다.
일부에선 은행노사 대립이 장기화될 경우 가뜩이나 불안한 국제금융상황과
맞물려 국내 금융시장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 왜 충돌 일어났나 ]
14일 오후4시부터 은행회관 14층에서 열린 은행노사 교섭은 시작부터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금융노련과 9개은행 노조간부들은 "상업.한일은행이 13일 기습적으로 금융
감독위원회에 이행각서를 제출한 것은 노사합의를 어긴 일"이라며 농성을
벌였다.
노조는 상업.한일은행에 대해 금감위에 제출한 이행각서를 회수해 올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상업.한일은행은 "정부지원을 받아 합병절차를 원만히 이행키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섰다.
5개 조건부승인 은행장들도 15일중 불가피하게 이행각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노조는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교섭은 자정을 넘겨가며 진행됐지만 의견접근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끈질기게 은행장을 물고 늘어졌으며 노조와의 충돌을
의식한 은행장들은 회의장근처 소파에서 새우잠을 자야만 했다.
일부 은행장들은 "사실상 감금된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당시상황을 설명
했다.
15일 오전에도 이같은 양상은 지속됐으며 결국 오전11시30분께 경찰이
교섭장을 지키던 노조대표 47명을 강제연행함으로써 은행장들은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이와관련 금융노련 관계자는 "감금은 없었으며 있었다면 심리적인 압박정도"
라고 설명했다.
[ 쟁점 무엇인가 ]
금감위가 9개 은행에 대해 작년말대비 40%의 인원을 연내에 줄이라고
지시하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졌다.
9개은행에서 1만3천여명의 은행원을 내보내라는 것이었다.
금감위는 "그래야만 2000년부터 1인당 영업이익이 외국선진은행수준
(2억6천만원)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금감위는 또 이들 은행이 이같은 내용을 담아 양해각서를 제출하면 정부가
부실채권매입등을 통해 대규모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적자금을 투입하기에 앞서 뼈를 깎는 자구를 이행해 달라를 주문이었던
셈이다.
이에대해 노조는 <>자율적인 인원감축이 이뤄져야 하고 <>인원감축의 근거
제시가 불명확하며 <>해고회피수단 제시가 필요하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의사를 밝혔다.
노조는 특히 경제가 파탄에 이른 상황에서 무턱대고 선진국잣대를 갖다대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대규모 감원이 알려지며 일부 직원들은 사실상 패닉(극도의 공포)상태에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은행 경영진은 은행을 살리기 위해서도 정부지원이 긴요하다며 정부
입장을 수용, 감원을 할 수밖에 없다고 양해를 구했다.
[ 앞으로의 파장 ]
인원감축 교섭이 결렬되고 노조대표 강제연행이란 사태까지 벌어지자
금융노련과 9개 은행노조는 금감위.은행경영진과 한판싸움을 벌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노련은 <>9개은행을 순회하며 투쟁을 벌이고 <>노조간부들이 석방되는
대로 본점로비에서 농성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합원을 동원, 16일 명동성당에서 공권력투입 규탄대회를 갖고 17일엔
대표자회의를 소집해 파업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일엔 명동성당에서 모의파업 집회도 갖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노련이 현재 입장을 고수할 경우 금융계 초유의 은행파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계는 이로인해 불안양상을 보이고 있는 금융시장이 극도로 경색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우려한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어서 은행원들의 집단행동은 자금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을 연쇄도산으로 몰아넣을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선 현대자동차 사태때와 마찬가지로 은행노사 대치가 대외신인도
저하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견해도 내놓는다.
은행 노사가 한발씩 양보하고 정부가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커지고 있다.
[ 은행 노사 단체교섭 일지 ]
<>.8월31일 : 9개은행 노조 금융노련에 단체교섭권(인원감축관련) 위임
<>.9월3일 : 금융노련, 9개은행장에 교섭요청
<>.9월7일 : 1차교섭
<>.9월9일 : 2차교섭, 3차교섭때까지 이행각서 제출 않기로 노사합의
<>.9월14~9월15일 : 3차교섭 결렬, 경찰, 금융노련 및 노조관계자 연행
< 이성태 기자 ste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