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세계경제위기 타개책을 내놓은데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외 투자자의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미국이 세계경제위기를 인식했다는 점을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타개책이 구체화되고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는 21일로 예정된 미.일정상회담을 비롯, G22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담까지 연쇄회동이 예상되나 아직은 초기 논의단계에 불과하다는 점 때문
이다.

제일투신의 김지환 운용본부 과장은 "유럽통화통합을 앞두고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금리인하를 꺼리고 있다"고 공조체제의 난맥상을 지적했다.

그는 "세계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은 국제자본의 흐름이 막혔기 때문이
아니라 각국의 금융시스템이 부실하고 과잉설비 등 공급과다에 따른 것인데
G7이 공동으로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신용경색상태에 빠졌거나 실물경제가
붕괴되고 있는 국가들에게는 일시적인 영향 밖에 끼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우경제연구소의 한상춘 국제경제담당 연구위원도 "아시아기업들의 외채
탕감이나 미국의 IMF추가출연금 문제는 채권금융기관의 협조를 받거나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클린턴 대통령이 이를 무난히 이끌어낼지 의문"
이라고 말했다.

한편 외국인투자자들은 6일 연속 매도공세를 지속했으나 16일에는 순매도
규모를 대폭 줄였다.

ING베어링증권의 강헌구 이사는 "클린턴대통령의 타개책발표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잠시나마 안정된 것같다"며 "하지만 손절매나 차익매물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외국인이 "Sell Korea"로 완전히 방향을 잡은 것으로는 보지
않았다.

< 김홍열 기자 come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