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가 갈수록 확산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올 3.4분기
이익증가율이 7년만의 최저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속에 미국 경제만이 오아시스일 수는 없다"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지적이 기업경영실적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영분석기관인 퍼스트 콜사는 16일 "S&P500지수" 산출대상
5백개 기업의 3분기 이익증가율이 0.7%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지난 91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올 1분기의 3.8%, 2분기의
3.5%에 비해 급격히 둔화된 것이다.

이처럼 미국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은 금융위기가 러시아와
중남미로 번지면서 대형 투자은행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은데다 자본재업체
등의 수출과 서비스업체들의 영업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미국의 개별기업들도 최근 3분기 영업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월트 디즈니사는 지난 11일 아시아 위기가 3분기 영업실적에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고 힐튼 호텔도 14일 3분기 이익이 월가의 당초 예상치에
못미칠 전망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최대의 디젤엔진 제조업체인 커민스 엔진도 3분기 매출이
2분기보다 7-10%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음주에 나올 리먼 브라더스, 모건 스탠리 딘 위터 등 금융기관들의
3분기 이익전망보고서는 이보다도 더 비관적인 내용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리퍼블릭 뉴욕은행의 경우 이미 지난달 27일 러시아투자에서
1억5천만달러의 손실을 입게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금융위기의 확산으로 미국의 무역적자 폭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지난 7월중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미국의 무역적자는 1백54억달러에
달해 지난 5월(1백55억4천만달러)에 이어 또다시 1백5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특히 "J커브 효과를 감안하면 앞으로 무역적자 폭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