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택 < 제일엔지니어링 회장 >

우리나라에서 자체 기술로 교량을 설계하고 건설하게 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1970년대 중반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대형구조물 설계는 대부분 외국 기술진
에 의해 이뤄졌다.

심지어 우리 기술진에게 맡기는 일은 위험하다는 생각까지 있었다.

70년 중반까지 대표적인 대형 교량으로 꼽혔던 한강대교와 남해대교도
일본 기술진이 설계하고 시공을 주도했다.

제일엔지니어링 최진택(60) 회장은 75년부터 교량 지하철 터널 등을 설계
했다.

특히 교각 사이의 거리가 먼 장경간 교량의 국산화에 큰 몫을 했다.

그의 초기 대표작은 부산시 개항 1백주년 기념물인 부산대교이다.

76년 설계한 이 다리는 영도와 부산을 연결하는 중앙 교각사이의 거리가
1백60m인 아치교이다.

최 회장이 준공(80년)때까지 계속 관리한 이 다리는 당시로서는 드물게
모두 국산자재를 사용했다.

77년에는 성산대교 본교와 양측 입체교차로를 국산장비와 자재만으로
시공할수 있게 설계해 교량의 국산화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78년에는 독일 디비닥사의 디비닥 공법을 단독으로 연구 개발해 원효대교를
설계했다.

80년에는 교각간 거리가 3백40m의 진도대교와 2백80m의 돌산대교를 국내
최초의 사장교로 설계했다.

93년에는 서해대교의 중요한 설계오류를 발견해 내고 검증 설계도 맡았다.

"건축 설계는 더 높게, 교량 설계는 더 길게"라는 슬로건이 있다.

그 열쇠는 기술이다.

최 회장은 앞선 기술과 국산화에 대한 신념으로 우리 교량 기술 진일보에
크게 기여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