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력 사업은 내다팔고 조직을 슬림화하는게 요즘 구조조정의 공식이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업마다 리스트럭처링을 성공으로 이끈
독창적인 기법이 있다.

인천 부평의 동양인더스트리.

플라스틱 용기 등의 원료를 만드는 이 회사는 두달전까지만해도 효성T&C의
한 사업부문이었다.

당시 이 사업은 효성그룹의 정리대상 사업이었다.

업종 자체가 중소기업형인데다 불황을 많이 타기 때문이다.

효성그룹은 당초 이 사업을 매각할 방침이었다.

그러던중 이 사업부 부장이었던 최영철 현 동양인더스트리 사장이
EBO(직원들에 의한 사업인수)아이디어를 냈다.

어차피 사업을 매각하면 소속 직원들이 정리해고될 것은 뻔하다.

그럴바에야 직원들이 이 사업을 인수해 꾸려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룹측은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룹측은 기계값 3억9천만원중 우선 계약금(1억원)만 받고 나머지는 매년
분할해 받는 조건으로 이 사업을 넘겼다.

공장부지도 절반값에 빌려줬다.

직원들은 퇴직금과 그동안 부어오던 적금을 털어 인수자금을 마련했다.

덕분에 사업부 직원 23명은 일자리를 잃는 대신 회사 주주로 탈바꿈,
"내 사업"을 갖게 됐다.

삼양사는 사료부문 영업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적용, 효과를 보고 있다.

영업직원들의 급여중 10~20%를 떼고 여기에 회사측이 같은금액의 돈을
출연, 이돈을 가지고 성과에 따라 나눠갖는 제도다.

영업실적이 좋은 사람은 많은 돈을 가져갈수 있는 셈이다.

최근 이 제도를 도입한 후 사료부문의 영업이 좋아지고 있다.

삼양사는 직무순환제 도입도 검토중이다.

같은 부서에 오래 근무하는데서 오는 해이함을 없애기 위해 4년이상 같은
부서에서 근무한 직원을 순환시키는 것이다.

4년이상 한 부서에서 근무한 직원을 모두 인사이동 대상에 올려놓고
부서를 재배치하는 제도다.

일명 풀(pool)제로도 불린다.

제일모직은 전사업부문에 지난 4월부터 독립채산제를 도입했다.

전부서를 생산 영업 관리 등 6개 부문으로 나눈뒤 부문별 평가기준에
따라 손익을 산정, 진급과 급여에서 차등을 두는 것.

디자인 실명평가제도 도입, 제품별 디자이너를 사내에 게시하고 상품에
대한 책임도 맡겼다.

덕분에 각 사업이 마치 중소기업처럼 독립적으로 운용, 대기업병을
방지하고 유연성을 확보할수 있게 됐다는게 회사관계자의 평가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