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은 3일간 자동차 시장개방협상을 벌였으나 완전 합의에 이르지
못해 다음달초 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저당권제도와 자가인증제도 도입 등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동차세제와 관세문제에 대해선 견해차를 완전히 좁히지 못했다.

회담에 참석했던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일부 사안에 대해선 합의문 작성에
들어갔다"면서 향후 협상결과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양국 협상대표들은 미국이 슈퍼 301조에 따른 보복조치를 개시하는 다음달
19일 이전에 한차례 실무회의를 열어 마지막으로 양국 입장을 조율할 계획
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도 "미국이 협상을 결렬시키고 무역보복조치를 취하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면서 "미국은 슈퍼 301조를 빌미로
최대한 얻어내자는 전략인 것같다"고 말했다.

미국은 자국의 수입관세율(2.5%) 수준으로 한국도 관세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최근들어 4%선으로 후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한국측은 유럽(10%) 등의 관세율에 비추어
한국의 관세(8%)를 낮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배기량기준의 누진제를 미국식으로 고칠
것으로 요구하고있다.

미국은 단기적으론 누진단계를 단순하게 바꾸고 장기적으론 연비 또는
가격기준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측은 이에대해 세제는 국내필요에 따라 개편하되 미국의 입장을 고려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동차 특소세를 30% 낮추는 등 이미 미국측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한
사실을 들어 미국측의 이해를 촉구했다.

미국측은 이번 협상에서 관세나 세제보다는 저당권제도와 자가인증제도
등의 확실한 시행을 위한 세부문제를 주로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동우 기자 leed@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7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