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는 지난달 선언한 단기국채(GKO)에 대한 모라토리엄(지불유예)
과 외채 구조조정 문제를 다시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17일 밝혔다.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를 방문한 유럽연합(EU) 각료들과
회담한 후 기자들에게 "우리는 상호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재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세르게이 키리옌코 전 총리의 모라토리엄 선언과
2천5백억루블에 달하는 국채의 구조조정 결정에 대해 언급하면서 "당시의
체제는 몰수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알렉산드르 쇼힌 신임 러시아 재무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서방 은행들
과 외채 구조조정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정부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당초 주기로 한 구제금융을 주지
않는 등 서방측의 반발이 심해지자 단기국채상환문제를 다시 협상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루블화 가치는 이날 15%가량 폭락, 중앙은행이 달러당 공식
환율을 14.6루블로 고시했다.

러시아증시도 크게 떨어져 RTS주가지수가 전날보다 12.16%나 급락한 51.7로
하룻만에 다시 사상 최저기록을 경신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8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