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다.

저명인사들과 대토론회를 열어 경기부양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몰이에
나서는가 하면 세금감면의지도 내보이고 있다.

이규성 재정경제부 장관은 18일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을 동시에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구조조정을 계획대로 추진하고 다만
성장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위해 보조수단으로 금리인하 등 경기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은 후퇴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재삼 강조했다.

이른바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을 어느 쪽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 장관이 경제운용에 대한 교통정리를 다시 한 것은 본격적인 실천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여러차례 경기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지만 실제 실천으로 옮겨진
부분은 많지 않다.

그런 반면에 경기부양에 대한 반대주장은 계속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해외의 여건도 계속 불투명한 상태에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앨런 그린스펀 의장은 금리
인하가능성을 일축,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여전한 상황이다.

과연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의 두마리 토끼를 잡을수 있을 것인가.

<> 경기대책 때 놓친다 =정부는 경기대책의 타이밍을 놓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기대책중 실제로 행동으로 옮겨진 부분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통화공급확대는 한국은행의 소극적인 반대에 부딪혀 지지부진한 상태다.

소비자금융을 활성화하겠다는 발표도 구체화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정부가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겠다고 밝혔지만 국회에서 2차 추가경정
예산안이 늦게 통과되는 바람에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

기업에 대한 임시투자세액공제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특소세감면과 양도소득세감면도 부분적인 효과에 그치고 있다.

이러다보니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중심으로 한 정부일각에서는 구조조정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경기부양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두마리 토끼를 잡는다 =정부는 경기부양을 하면 구조조정이 후퇴하는
것아니냐는 비판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를 감안해 이규성 장관은 구조조정을 차질없이 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
했다.

은행들에 대해 대규모 감원을 요구한 것과 5대그룹에 대한 빅딜압박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는 점에서 이를 알수 있다.

다만 이 장관은 구조조정자체가 목적이 아니라고 밝혔다.

재경부 관계자들도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목적은 실업을 줄이고 성장잠재력
을 유지하며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상기시켰다.

구조조정과 경기부양을 동시에 추진하되 무게중심을 경기부양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 효과는 있을까 =정부도 효과는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

아직 자신감이 없는 모습이다.

그러나 해볼수 있는 것은 다한다는 입장이다.

또 세계경기동향도 가장 큰 변수다.

이 장관도 "세계경제가 급격히 하락하는 경우는 어쩔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경기부양에 대한 견해차 ]

- 필요하다 -

<>.정부부문

<> 재정경제부 : 구조조정을 조기완료하는 동시에 통화공급확대, 세금
감면을 통해 성장잠재력 유지
<> KDI : 디플레 초기단계 통화확대 시급

<>.연구기관

<> 대우경제연구소 : 구조조정의 속도와 강도를 늦추더라도 통화량
늘려야
<> LG경제연구소/현대경제사회연구원 : 디플레 가능성 크다
경기부양 시급

<>.학계

<> 변형윤 서울대교수 : 구조조정 중점두되 경기부양도 병행
<> 박승 중앙대교수 : 뉴딜정책같은 적극적 경기부양은 안되지만
돈을 풀어 인플레정책을 써야 한다

- 신중해야 한다 -

<>.정부부문

<> 한은 : 돈을 풀어도 효과가 적고 부작용이 크다
구조조정도 지연된다

<>.연구기관

<> 삼성경제연구소 : 자산디플레가 심하지만 본격적인 디플레 가능성은
적다

<>.학계

<> 정운찬 서울대교수 : 경기부양하면 구조조정이 지연된다
정부의 개혁의지가 부족
<> 조윤제 서강대교수 : 팽창정책은 구조조정을 지연시키고 실효성도
없다
<> 김광두 서강대교수 : 경기부양을 잘못하면 구조조정과 부패관행
제거노력을 무의미하게 한다

< 김성택 기자 idnt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19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