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폐기물을 자동차연료로 사용할 수 없을까.

무한대로 풍부한 폐기물자원이 연료가 된다면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
부족으로 인한 에너지위기도 극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처럼 꿈같은 일이 곧 현실로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 종이 나무조각과 같은 생물자원(biomass) 폐기물로부터 자동차연료를
만들어내는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연료는 기존의 휘발유보다 독성배기가스를 훨씬 적게 배출
한다.

현재 세계 각국의 현안으로 떠오른 기후변화협약에 대응, 이산화탄소(CO2)
등의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될 수 있는 것이다.

"P-시리즈(series)"로 알려진 이 연료를 개발한 주인공은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플라즈마물리학 연구소의 스티븐 폴 박사.

폴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 연료는 가솔린에 비해 불연소탄화수소를
40~50%, 일산화탄소를 20%정도 적게 배출한다.

또 오존형성 잠재성(ozone-forming potential)도 40% 정도 낮으며 독성도
2~3배 낮다.

현재 뉴욕에 있는 퓨어 에너지(Pure Energy)사가 전매권을 소유하고 있는
"P-시리즈"는 에탄올이 주된 성분을 이루고 있는 기존의 생물자원연료와는
달리 액화천연가스 에탄올 생물자원물질 등의 혼합물로 구성된다.

이에따라 독성배기가스를 생성시키는 가솔린을 전혀 함유하고 있지 않다.

이 연료는 현재 미국에서 시판되고 있는 포드사의 레인저 픽업트럭이나
크라이슬러의 미니밴처럼 다양한 연료 사용이 가능한 엔진을 장착한 자동차
들에 응용될 수 있다.

즉 소비자들은 연료탱크에 가솔린을 채울 것인가 아니면 에탄올을 함유한
대체연료를 채울 것인가 또는 두 종류를 혼합해 사용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생물자원물질은 "P-시리즈"성분의 약 70%를 차지한다.

생물자원 폐기물에는 옥수수 껍질, 옥수수속, 밀짚, 귀리와 쌀겨, 사탕수수
줄기, 저급폐지, 제지공장 폐기물, 폐목재 등이 포함된다.

폴 박사는 탄수화물로 구성되는 모든 것이 원료물질로 사용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P-시리즈 연료에도 단점은 있다.

가솔린에 비해 지금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

이 때문에 당장 널리 실용화될 것 같지는 않다.

폴 박사도 "이 대체연료가 풍부하고 값싼 가솔린과 경쟁하는데는 아직
경제적인 측면에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인정한다.

그러나 "P-시리즈"는 1970년대와 같은 오일쇼크가 다시 닥칠 경우에는
유력하고 선택가능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의 에너지효율 및 재생에너지 담당자도 이 주장에 동의한다.

P-시리즈는 2005년까지 약 10억갤런의 가솔린을 대체할 만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미 에너지부는 이 연료를 공인된 자동차 대체연료 목록에 포함
시키는 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김태완 기자 twki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