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반첨산사검망 추래처처할수장
약위화득신천억 산향봉두망고향

바닷가 뾰죽뾰죽 칼날처럼 솟은 산/가을되니 곳곳에서 수심겨운 창자
에이네/이 몸 천억개로 변할 수만 있다면/봉우리 봉우리 마다에서 고향을
바라볼 수 있으련만.

-----------------------------------------------------------------------

당 유종원이 엮은 "여호초상인동간산기경화친고"라는 제목의 시이다.

가을 단풍이 금강산으로부터 물들어 내려 온다는 소식이다.

금강산 바닷길 유람관광이 곧 실현되리라고 한다.

때맞춰 가볼 수 있는 사람은 반세기를 간직해 온 한을 푸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곳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다 둘러 볼 겨를이 없을 것이다.

다시 그곳에서 한발 다가선 고향에 갈 수 없는 한을 키우고 돌아 올지도
모른다.

이병한 < 전 서울대 교수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