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시즌마감대회에서 올해 최대의 이변이 발생했다.

국가상비군인 무명의 고등학교 2학년생이 내로라하는 아시아권 프로들을
제치고 내셔널타이틀을 석권했다.

국내 남자오픈대회에서 아마추어가 우승하기는 지난82년 김주헌(매경오픈)
이후 16년만의 일이다.

김대섭(17.서라벌고2)은 20일 한양CC신코스(파72.전장 6천3백65m)에서
끝난 코오롱배 제41회 한국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4라운드합계 10언더파
2백78타를 기록하며 한국최고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김은 특히 마지막날 이글1 버디6, 보기 1개로 7언더파 65타를 치며
최상호와 프란 퀸(미)을 무려 5타차로 제쳤다.

이 코스레코드(64타.87년 아마추어 최성덕씨)에 1타 모자란 호기록이다.

<>.이번대회 시작전은 물론 3라운드까지도 김대섭을 주목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외국선수에게 우승이 넘어갈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고 김성윤이나
최상호에게 한가닥 희망을 걸었을 뿐이다.

3라운드까지 3언더파로 선두와 4타차였던 김대섭은 그러나 전반에만
버디 4개를 잡아 합계 7언더파로 미국의 프란 퀸과 공동선두에 올라서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김의 기세는 후반들어서도 꺾이지 않았다.

11번홀(4백83m)에서 2m버디, 12번홀(3백13m)에서는 8m버디퍼팅을 성공하며
합계 9언더파로 단독선두가 됐다.

13번홀(3백70m)에서는 그린미스를 했으나 칩샷을 컵 10cm에 붙이며 파를
세이브, 위기를 넘겼다.

우승을 확정한 홀은 15번홀(파5.4백68m).

티샷은 왼쪽 러프에 떨어졌으나 약 1백m에서 친 서드샷이 핀 3m 전방에
떨어진뒤 바로 컵을 찾아든 것.

이글이었다.

합계 11언더파로 퀸과 3타간격이 됐다.

바로 뒷조이던 퀸이 이 모습을 보고 힘이 들어갔는지 15번홀에서 티샷OB를
내는 바람에 승부는 일찍 결정나고 말았다.

<>.최상호(43.엘로드.남서울CC)는 최종일 이글1 버디3 보기2개로 69타를
쳤다.

합계 5언더파 2백83타로 퀸과 공동2위.

우승자가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최는 공동1위상금 5천2백만원을 차지했다.

최광수(38.엘로드.우정힐스CC)는 공동7위에 머물렀지만 프로11년만에
최초로 시즌 상금왕이 됐다.

<>.3라운드까지 김대섭과 함께 한국선수들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3언더파)
을 기록중이었던 김성윤(16.신성고1)은 이날 75타(버디1 보기4개)를 치며
우승경쟁에 합류하지 못했다.

합계 이븐파 2백88타로 공동 15위.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