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독창적인 새로운 기업이 대량 창출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생산성 높은 신산업과 신산업을 이끌 혁신적인 기업가가 산업구조 전환기의
주역이라는 지적이다.

일본에서 발행되는 "디스이즈 요미우리" 10월호는 "독창적인 기업이 일본을
구한다"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통해 이러한 내용의 기요나리 다다오 호세이
대학총장의 글을 실었다.

이 잡지는 이와함께 "초우량기업의 탄생비밀"이란 기사를 통해 일본에서
성공한 초우량 중소기업의 유형을 소개했다.

이를 요약한다.

----------------------------------------------------------------------

기요나리 다다오 < 호세이대학 총장 >

현재 세계에서 경제활력이 넘치는 나라는 어디인가.

말할것도 없이 미국 대만 영국이다.

최근에는 독일경제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중소기업 수가 증가하는 동시에 중소기업이 활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혁신적 중소기업이 군락을 이뤄 신산업을 형성하고 있다.

기업가(entrepreneur)가 새로운 기업을 일으켜 성공하면 이런 기업이 모델
(role-model)이 돼 신기업이 계속 등장하고 결국은 신산업이 형성된다.

슘페터는 초기에 "신인.신기업가설"을 제기했다.

신산업의 담당자는 혁신자(innovator)인 신인이며 신기업이라는 것이다.

다만 슘페터는 말년에 이런 가설을 철회했다.

당시에 혁신자는 대부분 대기업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미국을 볼때 신인.신기술가설은 타당하다고 생각된다.

대량생산공업이 성숙화되고 지식주도형산업이 성장하는 역사적인 산업구조
전환기에서 산업담당자의 세대교체가 진전되고 있다.

젊은 기업의 기업가활동(entrepreneurship)이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90년대들어 미국경제의 활력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이다.

70년에 26만개사에 불과했던 법인설립은 96년에 79만개사로 3배이상
늘어났다.

87년이후에는 소강상태를 보였으나 92년부터는 다시 증가하고 있다.

주식장외시장인 NASDAQ에 새로 공개되는 기업도 92년이후에는 연간
5백개사를 넘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는 활황을 구가하고 있다.

벤처비즈니스의 활성화에 따라 신산업이 번성하고 있는 것은
"뉴이코노미론"의 논거로 사용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21세기 지식주도형산업의 집적모델이 되고 있다.

그것의 특징은 1>연구개발거점 2>전문기업의 네트워크분업 3>변화에 민첩한
대응 4>기업간 정보공유에 의한 협력과 경쟁 5>가공기능의 최소화및
세계적인 최적조달 6>활발한 창업, 기업가풍토의 형성.확대 7>외국인에 대한
공개(오픈) 등이다.

실리콘밸리의 하이테크관련기업은 97년시점에서 8천8백69개사에 달하고
있다.

그중 하드웨어를 생산.가공하는 회사는 3천5백82개사로 40.4%에 머물고
있다.

반면 유통(1천4백9개사, 15.9%)과 서비스(3천8백78개사, 43.7%)가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다.

"연구개발-제품개발-엔지니어링-투자재개발-부품가공-조립-최종제품"이라는
제품개발생산흐름이 집적돼 있지만 부품은 세계곳곳에서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와 함께 발전하고 있는 곳이 대만이다.

대만은 최근 "과기도" "퍼스콤섬(PC도)" "실리콘아일랜드" 등으로 불리우고
있다.

97년에는 노트북PC 생산에서 세계1위를 차지했다.

그외에도 세계시장의 점유율이 높은 부품이 적지않다.

핸디 스캐너 96.0%, 탁상스캐너 68.7%, 마우스 62.8%, 키보드 62.2%,
메인보드 60.5%, 모니터 53.7% 등이다.

컴퓨터부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전문화돼 있으며 기업들간에 네트워크
분업도 형성돼 있다.

창업이 매우 활발하며 기업가 풍토도 형성돼 있다.

쓰러지는 기업도 적지 않으나 성장기업이 더 많다.

타이베이와 신죽을 잇는 60km 구간에는 4천여개사가 몰려있다.

최종제품인 PC는 선진국 기업의 지시에 따르는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이
많다.

그러나 최근에는 ODM(자사개발생산.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도
등장하고 있다.

외국기업이 제품의 개념(컨셉트)만 제시하면 대만기업이 스스로 설계하고
부품을 조달해 조립까지 담당하는 생산방식이다.

또 대기업들은 자사브랜드 제품의 비율을 점차 높이고 있다.

대만이 실리콘밸리와 다른점은 산업정책이 전략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주도아래 신죽에는 과학공업단지(Science Park)가 형성돼 있다.

과학공업단지의 입주사는 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50여개사를 밑돌았으나
97년에는 2백45개사에 달하고 있다.

종업원은 약7만명, 매출액은 약40억달러다.

기업가와 기술자중에는 실리콘밸리에서 돌아온 사람이 많다.

정부계 연구소인 공업기술연구원은 미국로부터의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연구소에서 독립한 벤처기업가도 적지않다.

사이언스파크와 인접한 교통대학및 청화대학과의 산학협동도 활발하다.

더욱이 대만에는 벤처캐피탈이 백여개나 된다.

이중 15개의 하이테크관련 벤처캐피탈에는 정부계인 교통은행이 출자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경제재생정책에 대한 의견은 두가지로 나뉘어 있다.

하나는 수요측면을 강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공급측면을 중시하는
정책이다.

수요정책은 생산과잉으로 수급갭이 크기 때문에 유효수요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정지출을 확대한다든지 소득세를 감세하고 금융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존의 성숙산업은 수요증가를 기대하기 어렵다.

철저한 리스트럭처링에 의해 생산성을 높이면 실업자를 더 늘게 할 뿐이다.

따라서 신산업을 창출해 고용을 늘리는 공급중시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글로벌화로 치열해지고 있는 국제적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이 불가피하다.

혁신을 통해 생산성이 높은 신산업을 다양하게 꽃피워야 한다.

신산업의 담당자로는 중소규모의 기업과 기업가에게 기대를 걸어야 할
것이다.

혁신의 담당자는 기업가이며 기업가의 창업을 촉진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최근들어 일본의 창업률은 떨어지고 있다.

제조업과 소매업에선 창업이 감소하고 폐업이 창업을 웃돌고 있다.

그 결과 기업숫자가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업은 조금씩이나마 지속적으로 창업이 폐업을 능가하고 있다.

이에따라 개인기업에서 서비스업은 제조업과 소매업을 웃돌고 있다.

게다가 서비스업의 절반 가까이는 전문서비스업이다.

문제는 창업지원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가이다.

1>리스크캐피탈의 원활한 공급 2>신기업에 대한 세금경감 3>기업간및 산업간
네트워크형성 4>기업가교육 등이 시급하다.

리스크캐피털의 공급은 은행융자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자금잉여부문인 개인의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는 회사형투자신탁의 하나인 벤처캐피털트러스트
(VCR)가 대안중의 하나다.

VCR에 돈을 대는 출자자에게는 배당과 시세차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개인자금이 모여들면 투자는 전적으로 벤처캐피털에 맡겨야
한다.

또 신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경감하는 것도 중요하다.

< 정리= 홍찬선 기자 abc123@ >

[ 기요나리총장 약력 ]

1933년 도쿄 출생, 도쿄대학 경제학부졸업, 호세이대학 교수 등을 거쳐
96년부터 현직, 중소기업분야조정심의위원회회장, 저서에 "벤처-중소기업
우위의 시대" 등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1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