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사태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다.

말레이시아 경찰은 21일 안와르 전 부총리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금중
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일 6만여명이 참석한 반정부집회에서 연설한 뒤 기자회견을
하던중 경찰에 끌려갔다.

마하티르 총리는 내친김에 안와르 부총리 추종자까지 모두 잡아들일
방침이다.

안와르 전부총리는 최근 반정부세력의 구심점으로 급속히 떠오르고
있는 인물.

따라서 그의 연행이 말레시아 사태의 전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안와르 전부총리가 연행된 뒤 수천명의 국민들이 마하티르 총리관저로
몰려가다가 최루탄을 쏘는 경찰과 충돌했다.

이는 안와르에 대한 지지의 표명인 동시에 마하티르에 대한 국민들의
저항이 표출된 것이다.

말레이시아 국민들사이에는 경기침체와 마하티르가 펼치고 있는
"마이 웨이"식 경제정책에 대한 불만과 불안이 고조된 상태다.

마하티르 총리는 이달들어 해외에서의 말레이시아 기업주식 거래를
금지시키는등 외환규제 정책을 강행해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말레이시아와 뗄레에 뗄 수 없는 관계인 싱가포르와도 앙숙으로 변했다.

싱가포르에 대해 말레이시아 영공과 영해를 봉쇄하는 등 아예 적군으로
취급할 정도다.

마하티르 총리는 언론에 대해서도 "비판기사는 허용하지 않겠다"며
선전포고를 했다.

한때 국부로까지 추앙받고 있던 마하티르의 권위에 금이 가고 있는
셈이다.

그의 위세에 눌려있던 국민들도 점차 저항의 강도를 높일 조짐이다.

특히 올 2 4분기에 경제성장률이 7%나 주저앉는 등 경기침체가 두드러지고
있어 사회적 불안은 가중되고 있다.

안와르 전부총리의 연행으로 말레이시아에서도 제2의 인도네시아사태가
일어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마하티르는 미국등 서방국들에는 눈엣가시이기도 했던 터여서 그의
귀추가 주목받고 있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