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퀸의 노래에 맞춘 격렬한 춤동작, 공중을 날아다니는 무용수,
롤러 블레이드의 질주...

서울발레시어터의 록발레 "현존I II III(Being)"(27일까지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은 충분한 볼거리를 갖춘 무대다.

"즐길수 있는 발레"를 표방한 안무가의 의도가 살아있다.

젊은이들의 방황(I)에서 시작해 혼돈(II)을 거쳐 희망의 탈출구(III)로
이어지는 내용이 무용수들의 몸짓과 무대장치를 통해 객석에 무리없이
전달된다.

특히 현존II의 매춘장면 2인무는 아름다우면서도 사실적인 묘사가
인상적이다.

안무가인 제임스 전이 여장을 하고 깜짝 출연하는등 "쇼"적인 아이디어도
재미있다.

"현존I"에서, II, III으로 진행되면서 무대가 점점 더 틀에서 벗어나
"자유로와진다"는 느낌이다.

"백조의 호수"처럼 우아하고 고전적인 발레에 익숙한 관객들에겐 낯설겠지만
"파격"의 신선함이 발레를 보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다만 "현존III"에서 플라인(flying)기법을 통해 무용수들이 날아오르는
장면과 롤러블레이드 주자들의 질주가 지나치게 많아 오히려 효과를
떨어뜨린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 박성완 기자 psw@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2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