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 나의 실수에요.

시청자들이 이런 모습을 보고 실망하면 어떡해요.

다시 찍어요"

"짜고 찍으면 표시가 나서 안돼요.

몰래카메라는 시청자와의 약속인데 그러면 안되죠"

가수 김흥국과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담당 PD가 한바탕 설전을 벌인다.

폭력배가 여자를 납치하는 상황을 꾸며놓고 그의 반응을 살펴보려던
몰래카메라에 김흥국이 주춤주춤하며 외면하는 모습이 잡힌 것.

뒤늦게 이를 안 김흥국은 제작진에 눈물로 호소, 결국 재촬영을 성공리에
마쳤다.

평소 "영원한 해병"을 자처해온 그로서는 겁먹은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와 "남자셋 여자셋"을 집필중인 코미디 작가
김성덕씨가 스타들의 숨겨진 뒷얘기를 담은 책 "그대, 별이 되기까지의
눈물"을 펴냈다.

이 책에는 스타들의 데뷔에 얽힌 비화와 화려한 조명에 가려진 그들의
진솔한 모습이 실려있다.

"심사위원들이 나같은 보석을 몰라주다니..."

톱스타 안재욱도 실은 2번이나 탤런트 시험에 낙방한 3수생이었다.

그래도 그는 전혀 기죽지 않고 그듭 시험에 응시, 지금의 자리까지 올랐다.

하지만 안재욱도 개그우먼 이영자에 비하면 운이 좋았던 편.

그녀는 무려 8번이나 개그맨 공채에 떨어진 끝에 합격의 영광을 안은
인간승리의 표본이다.

이런 이유로 그녀는 재능이 있으면서도 인정을 받지 못하는 후배들을
끔찍이 아끼는 것으로 유명하다.

뜻하지 않게 데뷔한 경우도 많다.

구본승은 강남의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즉석에서 픽업됐고
박소현은 식당에서 우연히 만난 방송제작진을 통해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구본승은 자신을 발탁해준 MBC 은경표, 최윤석 PD의 작품이라면 가리지않고
출연하겠다는 약속을 지켜 "의리의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이 책은 이밖에 최진실 최종원 이경규 이휘재 신성우 설운도 등 톱스타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소개하고 있다.

< 박해영 기자 bon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