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에 참석한 세 사람 다 맺힌 데가 많았다.

한국의 불합리한 규제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그로 인해 한국민
전체가 손해를 보고 제약산업이 낙후돼 있다는데 대해 큰 안타까움을 표시
했다.

특히 규제와 국민복지의 상관관계는 유념할 대목이었다.

병원은 의료수가가 낮으니 채산성을 맞추기 어렵다고 한다.

대신 병원이 약을 고를 때 수익성 높은 제품을 고른다는 것이다.

제도 때문에 환자가 손해를 볼수 있다는 얘기다.

그뿐 아니다.

많은 돈과 땀을 쏟아부어 신약을 개발하면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개발한 신약이나 남의 것을 베껴 만든 약이나 값의 차이가
별로 없을때 어느 누가 투자를 하려 하겠는가.

때문에 한국 신약 개발이 세계적으로 뒤떨어져 있다고 한다.

많은 한국 상품이 해외로 수출되고 있지만 제약분야만큼은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우리 제약분야야 말로 전문성과 기술성이라는 장막에 숨어 다른 분야에
비해 많은 비합리적 규제가 용인돼 온 것이 아닌가.

또 그런 규제는 바로 우리 제약산업 발전에 걸림돌이 아니었나 의심의
눈초리를 돌리게 됐다.

이 대담 참석자들이 일방적이거나 편향됐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쨌든 이제 제약산업 규제에 대해 관심을 돌릴 때가 아닌가 싶다.

< 전성철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