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대한상공회의소가 공동주최한
"한국경제와 DJ노믹스"토론회에선 현 정부의 경제철학과 개혁방향, 급변하는
세계경제상황과 한국경제의 앞날 등 나라 안팎의 경제동향 전반에 걸쳐
폭넓은 토론이 이뤄졌다.

-----------------------------------------------------------------------

<> 임정덕 부산대 경제학과 교수 =DJ노믹스의 요체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묶는 정치경제학이라고 본다.

정치는 공정성, 경제는 효율성을 추구한다.

그러나 우리의 경우 이론은 나무랄 것이 없지만 실제 정치와 경제분야의
운영에 있어서는 게임의 법칙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막 정부는 DJ노믹스라는 독특한 이론을 설정했다.

문제는 국민과 정치인 기업인들이 모두 공정하다고 느낄 때 DJ노믹스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경제분야의 경우 시장경제만 외칠뿐 제대로 룰이 지켜지지 않고
탄력성도 없다.

노사갈등과 금융권 처리 등 대부분의 문제가 원칙없이 처리되고 있고
공정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정부의 기업지원도 탄력성이 없고 실질적으로 되지 않고 있다.

원칙을 지키고 원칙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탄력적인 경제정책
이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 박인호 부산발전연구원 연구기획실장 =DJ노믹스는 소유자 중심의 정책
이념 등 다양한 내용을 담고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책이 공급자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질서자유주의 추진이라는 명목아래 정부의 개입과 정치권의 논리마저 지나칠
정도로 강조되고 있다.

현실성있는 소유자 중심의 전략과 경제논리가 중시되는 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DJ노믹스는 지역경제에 대한 내용이 한마디도 없다.

국가경제는 지역경제에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정책이 보완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DJ노믹스는 너무 낙관적이고 IMF계획에 충실하려는 느낌도 준다.

세계경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고 우리의 외환상환도 만만치 않다.

경제활기를 위해 경기부양책 등 다각적인 경제정책이 추진돼야 할 것이다.

<> 차성수 부산 경실련 집행위원장 =DJ노믹스는 총론은 좋으나 각론은 너무
허술하다.

민주적 시장경제론도 원칙이 모호하다.

특히 경제정책의 기본으로 내세우고 있는 글로벌 자본주의도 단순하고
불확실하다.

구체적인 실행대책이 없고 한단계가 실패하면 다음 단계로 진행이 안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구조조정의 주체도 청와대 중심으로만 움직이고 있다.

이 때문에 불황극복의 대처능력이 떨어지고 있다.

다양한 의견을 수렴, 유동적이고 복합적인 실천대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IMF를 해결하려는 점도 문제점이다.

외환위기를 극복하면 그린라운드 등 환경위기가 바로 닥친다.

중장기 전망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 김정열 국제신문 논설위원 =전체적으로 DJ노믹스는 문제를 너무 쉽게
보고 있다.

마치 무통무혈 수술을 통해 경제를 회복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현대자동차 사태 처리만 해도 그렇다.

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수호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려고 한다.

노동자의 생존권 보호와 구조조정은 한꺼번에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더 좋은 것을 위해 하나는 포기해야 할 것이다.

DJ노믹스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을 해결하려고 한다.

구체적인 일정없이 화려한 장밋빛 청사진만 나열해놓고 있다.

생색내고 인기는 있을지 모르지만 현실적인 대안마련이 없어 실패도 우려
된다.

경제의 뿌리를 탄탄하게 하기 위해 국민과 산.학.관들이 함께하고 수긍하는
쪽으로 정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 정리=김태현 기자 hyun11@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3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