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위기를 막기위한 국제공조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윌리엄 맥도너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등
위기탈출을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의 정상은 세계경제의 관건인 일본의 금융개혁과 경기부양에
합의했고 선진국들의 중남미 지원도 착수됐다.

<>미국 금리인하=세계 금융계는 그동안에도 몇차례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아직 때가 아니다"라며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지난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G7 공동금리인하 필요성을 역설했을
때도 그린스펀은 이를 즉각 부인했다.

그러나 그린스펀의 "대변인"격인 맥도너 총재의 이번 발언은
그린스펀의장의 당시 발언에 담긴 의미를 재해석하게 한다.

그린스펀의장은 "G7 공동금리인하"를 부인한 것이지 "미국의 금리인하
필요성"을 부인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당시 발언록을 보면 그린스펀은 "제조업분야에서 미국경기의 퇴조신호가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수출입규모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를 지목한 발언이다.

맥도너 총재가 이날 "미국 경제는 인플레이션의 위험보다는 디플레이션의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워싱턴포스트지가 맥도너 총재의 발언을 놓고 금리인하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도한 것도 이런 분석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신문은 지난주 그린스펀 총재가 하원 청문회에서 "미국 경제가
최정점에 이르렀다는 조심스런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한 점을
강조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린다면 달러강세가 시정돼 엔화가 안정세를 찾을 것이다.

미국으로 몰려들던 자금이 아시아등으로 분산돼 미국이외의 시장안정에도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미.일 정상회담=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22일 뉴욕에서 가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경기부양과 금융개혁
의지를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날 일본 정부의 대책을 설명하면서 "금융불안은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의 문제이기도 하며 이같은 현실을 잘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적극적인 개혁으로 부실금융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주요 은행은 파산처리 하지 않을 것이며 <>금융개혁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고 <>7조엔의 항구감세와 10조엔의 추경예산안 등 경기대책을
서둘러 집행하겠다는 대책을 설명했다.

이는 비록 외교석상에서 나온 선언적 발언이지만 시기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선진국에 대한 국제공조 요구가 그 어느때 보다도 높아지고 있는
시점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중남미 지원=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2일 프랑스
르 피가로지와의 회견에서 "IMF는 브라질 등 중남미 각국과 경제대책을
긴밀히 논의하고 있으며 필요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금융지원을 할 것"
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중남미 중앙은행 총재들과의 회의에서 이들이 위기에 적절히
대처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따라서 중남미가 아시아나 러시아같은
심각한 금융위기에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영국 경제분석기관인 IDEA도 이날 선진 7개국(G7)이 브라질
등 중남미 신흥시장 국가들의 경제지원을 위해 5백억-6백억 달러의 대규모
차관제공 프로그램을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DEA는 G7의 중남미 지원 프로그램이 간단한 신용절차만 거치거나
자국통화표시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끌어다 쓸 수 있는 스와프방식이
될 것이며 이를 통해 브라질 등이 단기채권을 장기로 전환해 도미노식
경제붕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임혁 기자 limhyuck@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