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저널] '위선 행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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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람들은 수도 워싱턴을 "DC(District of Columbia)"라고 부른다.
행정구역상의 공식명칭이다.
그러나 르윈스키 사건이후 많은 사람들은 DC를 "위선의 도시(Deceitful
Community)"라고 바꾸어 부른다.
한 방송 해설가의 표현대로 워싱턴에서 계속되는 "위선행진곡(Hypocritic
March)"의 주연은 단연 빌 클린턴이다.
그 주변의 보조배역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차라리 역겹기까지 하다.
댄 버튼.
그는 미국 하원의 정부개혁위원장이다.
지난96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후보였던 클린턴과 고어가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했는 지를 조사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그는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클린턴을 "쓰레기 같은 사람"이라고 몰아
세웠다.
심한 표현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주장한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클린턴에게 돌을 던지는 바로 그의 뒤에 그의 "사생아"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들 모두를 슬프게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헬렌 체노웨스.
여성 하원의원이다.
르윈스키사건이 터지자 그녀 또한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외쳐온 맹렬
여성이다.
돌을 던진 행렬에 적극 가담했다.
그러나 그녀도 오래가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녀의 가면도 벗겨낸 것이다.
스스로 오랫동안 한 유부남과 혼외정사를 즐겨왔다고 자백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미국인들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클린턴에게 던진 돌이 부머랭이 되어 되돌아왔다.
헨리 하이드.
그는 클린턴의 탄핵여부를 다루는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이다.
민주.공화 양당에 그만한 인격을 갖춘 사람도 없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그에 대한 정가의 존경심은 대단했다.
그가 법사위원장이 된 것도 이런 저간의 평판에 기인한 것이다.
그는 클린턴을 "가정파괴범"이라고 불렀다.
그의 본질을 의심하지 않던 사람들에겐 당연한 노릇이었다.
그 역시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적극 주장했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용사였던 한 유부녀와 오랫동안 정사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 미용사에겐 세 아이가 있었다.
이로인해 그녀는 이혼, 재혼, 그리고 재이혼을 오고 가야했으며 자연히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불행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물론이다.
클린턴은 르윈스키라는 처녀와 놀아났지만 하이드의원의 상대는
유부녀였고 따라서 정작 한 가정을 파괴한 장본인은 클린턴이 아니라
하이드 자신이었던 셈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기독교사회다.
"죄없는 자 먼저 돌을 던지라"는 가장 기본적인 윤리관에 입각한 사회에서
벌어지는 마녀사냥이 얼마나 표리부동한 것인가는 더 설명이 필요 없다.
"사람이 하는 것은 대부분 거짓"이라고 지적한 노자의 가르침이 가슴에
와 닿는 대목이다.
비디오가 공개된 지난 21일 클린턴은 뉴욕 UN본부에서 "테러에 대항하자"는
연설을 하고 있었다.
회의장 청중 모두가 클린턴을 기립박수로 맞았다.
클린턴은 과거의 연설까지 합해 모두 6번의 UN연설을 했지만
세계외교관들로부터 이날처럼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은 적이 없었다.
워싱턴에서 진행되고 있는 위선행진곡에 대해 세계인들이 느끼는
"무언의 염증"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미국 신문과 방송이 이를 놓치지 않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물론이다.
워싱턴도 이제 초가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워싱턴, 제퍼슨, 링컨등 미국을 세우고 닦아온 인물들의 발자취를 찾아
다니는 관광객들의 옷차림도 어느 듯 긴소매와 긴 바지로 바뀐 지 오래다.
국민의 66% (CNN/USA 투데이 여론조사)도 "이제 굿을 그만 둘 때가
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는 바뀌지 않고 있다.
한번 굿판에 빠져든 사람들은 자기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이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4일자 ).
행정구역상의 공식명칭이다.
그러나 르윈스키 사건이후 많은 사람들은 DC를 "위선의 도시(Deceitful
Community)"라고 바꾸어 부른다.
한 방송 해설가의 표현대로 워싱턴에서 계속되는 "위선행진곡(Hypocritic
March)"의 주연은 단연 빌 클린턴이다.
그 주변의 보조배역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차라리 역겹기까지 하다.
댄 버튼.
그는 미국 하원의 정부개혁위원장이다.
지난96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후보였던 클린턴과 고어가 대선자금을
불법모금했는 지를 조사하고 있는 장본인이다.
그는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클린턴을 "쓰레기 같은 사람"이라고 몰아
세웠다.
심한 표현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지만 개의치 않았다.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주장한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클린턴에게 돌을 던지는 바로 그의 뒤에 그의 "사생아"가 지켜보고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들 모두를 슬프게 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헬렌 체노웨스.
여성 하원의원이다.
르윈스키사건이 터지자 그녀 또한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외쳐온 맹렬
여성이다.
돌을 던진 행렬에 적극 가담했다.
그러나 그녀도 오래가지 않았다.
사람들이 그녀의 가면도 벗겨낸 것이다.
스스로 오랫동안 한 유부남과 혼외정사를 즐겨왔다고 자백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미국인들은 스스로 부끄러움을 느껴야 했다.
클린턴에게 던진 돌이 부머랭이 되어 되돌아왔다.
헨리 하이드.
그는 클린턴의 탄핵여부를 다루는 하원 법사위원회 위원장이다.
민주.공화 양당에 그만한 인격을 갖춘 사람도 없다는 평가를 들을 만큼
그에 대한 정가의 존경심은 대단했다.
그가 법사위원장이 된 것도 이런 저간의 평판에 기인한 것이다.
그는 클린턴을 "가정파괴범"이라고 불렀다.
그의 본질을 의심하지 않던 사람들에겐 당연한 노릇이었다.
그 역시 클린턴에 대한 탄핵을 적극 주장했다.
그렇지만 그에게도 어두운 그림자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용사였던 한 유부녀와 오랫동안 정사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 미용사에겐 세 아이가 있었다.
이로인해 그녀는 이혼, 재혼, 그리고 재이혼을 오고 가야했으며 자연히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불행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물론이다.
클린턴은 르윈스키라는 처녀와 놀아났지만 하이드의원의 상대는
유부녀였고 따라서 정작 한 가정을 파괴한 장본인은 클린턴이 아니라
하이드 자신이었던 셈이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기독교사회다.
"죄없는 자 먼저 돌을 던지라"는 가장 기본적인 윤리관에 입각한 사회에서
벌어지는 마녀사냥이 얼마나 표리부동한 것인가는 더 설명이 필요 없다.
"사람이 하는 것은 대부분 거짓"이라고 지적한 노자의 가르침이 가슴에
와 닿는 대목이다.
비디오가 공개된 지난 21일 클린턴은 뉴욕 UN본부에서 "테러에 대항하자"는
연설을 하고 있었다.
회의장 청중 모두가 클린턴을 기립박수로 맞았다.
클린턴은 과거의 연설까지 합해 모두 6번의 UN연설을 했지만
세계외교관들로부터 이날처럼 열렬한 기립박수를 받은 적이 없었다.
워싱턴에서 진행되고 있는 위선행진곡에 대해 세계인들이 느끼는
"무언의 염증"이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미국 신문과 방송이 이를 놓치지 않고 대대적으로 보도한 것은
물론이다.
워싱턴도 이제 초가을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워싱턴, 제퍼슨, 링컨등 미국을 세우고 닦아온 인물들의 발자취를 찾아
다니는 관광객들의 옷차림도 어느 듯 긴소매와 긴 바지로 바뀐 지 오래다.
국민의 66% (CNN/USA 투데이 여론조사)도 "이제 굿을 그만 둘 때가
됐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는 바뀌지 않고 있다.
한번 굿판에 빠져든 사람들은 자기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양이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