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국제금융시스템을 바꾸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헤지펀드를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에서부터 국가간 환율정책의 공조체제
마련, 새로운 국제금융감시기구의 창설 등 다양한 방법론이 제시되고 있다.

공통된 견해는 국제금융시장을 무소불위로 넘나들며 시장을 공략하는 투기
자본을 견제하고 금융시스템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폴 크루그먼(MIT 교수) =단기 유동자본에 대한 직접적인 규제가 필요
하다.

칠레식 자본통제가 좋은 예다.

칠레는 외국인 투기자본의 30%를 1년간 무이자로 중앙은행에 예치토록
하고 있다.

투기자본의 공격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이머징 마켓에서는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생각된다.

투기자본의 활동이 억제되면 국제금융시스템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기자본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는 국제금융시스템의 도입도 필요하다.

<> 조지 소로스 =국제기구를 통해 구제금융을 제공할 때 채무국뿐 아니라
채권국에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구제금융을 받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엄격한 조건을 내걸지만 부적절한
투자를 한 채권국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가 없어 금융위기가 오히려
채권국에 유리하게 작용할 때도 있다.

또 IMF와는 별도로 국제금융시스템을 유지 안정시킬 국제금융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 폴 볼커 전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달러 엔 마르크 등 국제
기축통화간 환율 변동폭을 좁게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세계 기축통화간 환율이 안정돼 이머징 마켓의 환율교란도
방지할 수 있다.

이머징마켓의 경우 단기자본이 유입되면 버블경기가 일어나고 거품이
빠지는 순간에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된다.

투기자본의 공격여지를 없애는게 중요하다.

<> 존 이트웰 영국 퀸스 칼리지학장 =국제금융감독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세계 금융시장의 구조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설립이 필요하다.

회원국에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예금자와 투자자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

단기자금위주의 국제자금 흐름을 장기투자 중심으로 유도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 랜스 테일러 미국 NSSR대 부설 경제정책분석연구소장 =세계은행이
감독하는 "이머징 마켓을 위한 글로벌 폐쇄형 펀드"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각국 정부가 단기자금의 준동을 막을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국제금융시장을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표준을 마현하고 중앙은행들의
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국제기구의 설립이 필요하다.

IMF의 개혁은 지금 상황으로 볼 때 너무 소극적인 방법이다.

IMF는 비효율적 역할로 신회를 상실한지 오래다.

< 조주현 기자 fores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4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