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노무라종합연구소가 연말 원화가치를 달러당 1천2백원~1천3백원로
예측했다.

원화가치가 3개월만에 1천4백원대로 하락하는 등 최근의 원화약세 추세와
반대되는 전망이어서 관심을 끈다.

이 연구소는 최근 한국은행이 가용외환보유액을 현재 4백20억달러에서
5백억달러로 확대하기로 한 것은 외환시장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히려 가용외환보유액을 4백50억달러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50억달러는
달러화 수급조절에 사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한국 정부나 한은이 최근 부진해진 수출의 증대를 위해 환율조정을 시도할
경우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 등의 구조조정을 회피, 경제회생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무라측의 전망을 요약한다.

<> 세계 경제동향 =미국경제는 95년이후 달러화 강세와 주가안정을 배경
으로 호황을 누려 왔다.

앞으로도 세계적 신용경색 현상의 해소와 일본의 경기부양책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을 기대할 만하다.

거품경기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비및 설비투자의 위축현상을 가져 왔던
일본도 소득세 법인세 감면과 금융구조조정의 추진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것으로 기대된다.

16조엔대의 경기부양책이 올해말이나 내년초쯤 성공을 거둬 달러화대비
엔화약세현상도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러시아 금융위기는 국제적인 지원보다는 세제개혁을 통한 세수확보가
유일한 해결책으로 전망된다.

중국 위안화 절하가능성도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원.달러 환율전망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천3백원~1천4백원
수준을 지속하는 추세다.

그러나 이는 국제적 신용경색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

IMF사태를 전후로 한국의 원화가치는 65%, 일본 엔화는 25%, 대만 23%가
각각 하락해 원화가 과도하게 떨어졌다.

또한 외환보유액이 4백20억달러 수준으로 안정된데다 경상수지 흑자가
하반기에도 1백50억달러 이상으로 예상된다.

경상흑자중 50억달러는 외환보유액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민간에서 활용할
경우 달러의 수급조절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상과 같은 분석에 근거하면 현재 1천3백원~1천4백원대의 환율기조는
10월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11월엔 원화가치가 강세로 반전돼 11월말께는 1천2백50원에서
1천3백50원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원화가치 상승기조는 연말까지 이어져 12월말 1천2백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 신용경색현상이 해소되면 달러당 1천1백원대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 한국의 경제동향 =국제통화기금(IMF)사태의 발생원인은 90년 이후
금융시장 개방물결속에서 금융개혁 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한 때문이다.

한국은 90년이후 금융국제화 물결속에서 국내 기업 및 금융기관에 의한
해외차입 자유화등 자본거래 규제가 완화되기 시작했다.

이를 배경으로 환율이 안정적인 상황하에서 한국 기업 및 종금사 등
금융기관들은 달러차입을 하기만 하면 앉아서 6% 이상의 내외금리차 만큼의
이자차익을 벌수 있었다.

이에 따라 기업 및 금융기관이 과도하게 달러를 빌려오게 됐다.

그런데도 금융정책당국은 6% 이상의 내외금리차를 방치, 외환위기를 초래
했다.

한국은 이러한 IMF 사태의 극복을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노사정
3부문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구조조정을 위해서는 정리해고제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평생임금체계와 같은 비효율적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기업 구조조정은 과잉투자의 조정으로 요약된다.

한국의 주력산업은 반도체 철강 조선 석유화학 자동차증 주로 장치산업이다.

이들 산업은 범용품 중심의 대량생산 체제로 경기의 상승국면에는 수요
증가에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반면 경기후퇴 국면에선 가동률을 급격히 낮출 수 없어 재고가 급증하는 등
경기변동에 크게 좌우되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또 이들 장치산업들은 과점적 형태를 띠고 있어 시장확보를 위한 과잉투자
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국제적 과점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한국기업만
설비투자 조정을 할 경우 당장에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세계경기변동을 주의깊게 분석하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해야 한다.

금융구조조정은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8%를 조기에 충족시키도록 지원하고
예대마진 확대를 통해 자생력을 기르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신용경색의 해소와 금융기관 현금흐름의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

< 정태웅 기자 redael@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