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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25일자) 팔릴 가격으로 내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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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자동차 2차입찰이 유찰로 끝난 것은 조금도 놀람거나 이상할게 없다.
    2조9천억원의 부채원금을 탕감해주는 조건이었던 2차입찰에서 낙찰자가
    나왔다면 그것이야말로 이상하고 놀라운 일이었을 것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포드가 빚이 너무 많아 인수를 포기한다며 2차입찰에는 참가조차
    하지 않았는데, 국내업체들인들 보는 눈이 크게 다를 리 없을 것이고 보면
    결론은 이미 나와있었던 셈이다.

    산은 등 채권은행단은 기아 및 아시아자동차의 상환대상채권 11조8천억원
    중 원금 2조9천억원을 탕감하는 데다 나머지도 원리금상환유예 장기저리
    조건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감면액이 7조8천억원에 달해 상환부담은 4조원에
    그친다고 주장, 2차입찰에서는 낙찰자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그러나 기아빚은 몇달전 안건회계법인이 실사했을 때 12조8천억원이었고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진 이후 발생한 물품대금등 공익채권을 포함하면 16조원
    이상이 될 것이란게 입찰참가업체들의 분석이었다. 안건회계법인 실사숫자로
    보더라도 자산(7조7천억원)초과 부채가 5조원을 웃돌므로 최소한 그정도는
    부채 원금을 탕감해줘야한다는 주장이었다. 2차입찰 참가업체 모두 추가적인
    탕감을 요구, 실격당한 것도 그래서다.

    이제 정부와 채권은행단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3차입찰 또는 수의계약중
    어떤 방법으로 기아를 매각할 것인지도 정해야겠지만 무엇보다도 먼저 부채
    탕감조건을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 3차입찰에서 또 유찰되면 4차입찰을
    붙이면 되지않느냐는 식으로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은 절대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볼 때, 팔릴 수 있도록 부채조정이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연간매출액 7조5천억원규모의 회사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빚을 덜어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피하다.

    부실기업정리가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투명성만 강조하다간 국민경제가 부담해야할 비용이 오히려 늘어나게 될 것
    또한 분명하다. 매각이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이래저래 부실은 더 커지게
    마련이고 납품업체의 어려움도 가중될 것은 자명하다는 점을 거듭 인식해야
    한다.

    3차입찰에 붙이건 수의계약을 맺건간에 자산초과부채는 전액 탕감하고
    나머지에 대해서도 자동차업체의 평균 매출액 이익률등을 감안,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옳다. 누가 기아를 인수하건간에 그것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본다면 그렇다.

    기아가 2차입찰에서 유찰될 경우 삼성자동차와 함께 빅딜대상에 포함시켜
    처리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던 재계의 움직임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
    산업구도에 대한 정부와 재계의 인식이 일치한다면 기아문제도 한결 쉽게
    풀릴 수 있을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조속한 기아정상화를 위해 정부와
    재계는 보다 긴밀한 협의를 가질 필요가 있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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