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리오넬 조스팽 프랑스
총리 등 선진각국의 정상들이 같은 목소리를 냈다.
유럽의회에서도 새로운 국제금융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결의문을 채택
했고 미국 상하양원 합동경제위원회의장인 짐 색스튼의원은 IMF가 변하지
않는한 10센트도 제공할 수 없다 고 위협했다.
한결같이 IMF가 제기능을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체제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때 맞춰 워싱턴에 있는 미국기업연구소(AEI=American Enterprise
Institute)는 23일 "IMF,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찰스 W.칼로미리스 미국콜럼비아대 교수가 발표한 내용을 정리한다.
< 워싱턴=양봉진 특파원 bjnyang@ao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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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
1. IMF는 "공짜점심" 제조기인가.
IMF가 러시아에 제공한 돈은 어디로 갔을까.
인도네시아에 제공한 자금은 어디에 쓰라고 준 것인가.
현실적인 결론은 이들 국가에 지원된 돈이 아무 의미없이 증발해 버렸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또 그 피해자는 누구인가.
"캉드쉬가 사기꾼들에게 돈을 내 던져 주었다"는 뉴트 깅리치 하원의장의
비난은 이같은 질문에 대한 함축적 답변이 될 수 있다.
IMF의 구제금융(bail out)은 세계 금융가에 도덕적해이(Moral Hazard)를
불러 왔다.
세계 투자자들에게 환상을 심어주었다는 뜻이다.
IMF라는 구제금융기구가 있으니 아무렇게나 투자하고,또 설령 실패하더라도
IMF가 알아서 뒷수습을 하겠거니 하는 안일한 투자자세를 갖게 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다시말해 IMF의 구제금융은 은행, 기업, 심지어는 무책임한 정부지도자들의
무모한 리스크 수용 행위(risk taking behavior)를 부추긴 요인이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구제금융은 먼저 챙겨가는 사람의 배만 불려주는 공짜점심에
불과했다는 뜻이다.
이같은 "공짜점심(Free Lunch)" 또는 "무임승차(Free Riding)"의 기회를
하루빨리 없애자는 것이 IMF 개혁론의 근간이다.
따라서 IMF에 대한 개혁은 이같은 공짜점심을 찾아 다니는 반갑지 않은
손님에게 공짜점심이 이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야 한다.
2. 일시적 유동성부족의 해결사
IMF는 한 국가가 일시적으로 유동성부족 상태에 빠질 경우 위급한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주요 목표와 기능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이 부문에서도 IMF는 그 목표를 효과적으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IMF는 그런 일시적 유동성부족 자금을 메워주는 대신 여러가지
조건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IMF가 요구하는 조건들을 대부분 상당시간이 지나야 충족될 수
있는 것들이다.
이같은 시차문제 때문에 IMF는 결국 대부분의 경우 구제금융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칠 수 밖에 없다.
버스 지나간 뒤에 돈을 대줘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얘기다.
구제금융을 받는 쪽에서는 자금확보가 우선 급선무다.
따라서 우선 되든 안되든 IMF가 제시하는 조건을 충족시키겠다는 약속을
할 수 밖에 없다.
자금부터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약속은 대개 지켜지기 어렵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처음부터 지킬 의사조차도 없는 사례가 있다.
따라서 사후관리 또한 어려울 수밖에 없다.
IMF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다시말해 일이 터지고 나서 조건을 요구하는 현재의 IMF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국들이 IMF의 일시적 유동성부족 보충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일이
터지기 전"에 이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어야 한다는
명백하고 단순한 규정을 만들고 이를 모든 회원국들에게 주지시키며, 예외
없이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3. 단순한 목적의 회원제 국제금융기구
IMF는 진정한 의미에서의 "최종대부자(Lender of Last resort)"가 되어야
한다.
더 이상 공짜점심제공자가 되어서도 곤란 할 뿐 아니라 일시적 유동성부족을
겪는 회원국이 있을 때는 즉시 효과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손
(Good Hands)"이 돼야 한다.
이를위해 IMF는 단순한 목적을 가진 회원제 기구로 변신해야 한다.
IMF는 UN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의 IMF는 보다 광범위한 목적을 가진 UN보다도 더 많은 목적과
기능을 가진 것처럼 행동한다.
IMF는 오로지 지구의 자금흐름이 제대로 돌아가는가만 살피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IMF는 모든 업무, 예산, 회의록, 감사, 자금수급 등을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회원국들의 자산과 부채에 대한 실상을 샅샅히 파악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돼야 한다.
이를위해 IMF는 결과적으로 실패한 사업을 보전해 주기만한 구제금융을
일소해야 한다.
그리고 오로지 예금자들이나 투자자들이 은행으로 몰려가 예금을 찾으려고
아우성치는 이른바 "양떼(Herd)현상" 같은 공황적 상황을 방지하는데 전력
해야 한다.
4. 할인창구역할
일시적 자금부족을 항구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IMF는 세계각국에 대한
중앙은행 할인창구(discount window) 역할을 하도록 설계돼야 한다.
이를위해 IMF는 선의의 참여자들에게만 공개된 회원제로 운영돼야 한다.
일반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서 할인자금을 제공받으려면 갖춰야 할 요건이
있듯이 IMF도 IMF의 할인창구를 이용하려는 회원들에게 사전적인 요건을
요구하고 이를 충족할 때에만 자금을 제공하는 형태의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사전적 요건의 예를 든다면 <>2%의 예금자산을 보증자산으로 예치하고
<>유동성부족 보충자금을 지원받으려면 1백25%의 정부발행 공채를 제공하게
하고 <>자금은 90일짜리에 국한하며 <>보증자산 가중평균수익률에 2%를
가산한 이자를 내야 한다는 것등이다.
특히 <>회원국이 부도를 냈을 경우 5년동안 자금지원을 동결하며 <>미결제
자금을 다 갚아야 자금신청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5. 회원의 책임과 의무
새로운 IMF는 국제적으로 용인되고 수용되는 행동규범과 준칙을 수용할 수
있는 수준높은 국제금융기구의 탄생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철저한 사전협약이 전제돼야 한다.
이런 기구가 돼야 지금과 같은 국가간의 공짜점심 챙기기 전쟁이 없어질
것이며 그렇게 해야 각국의 투자에 따른 위험수용행위도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이런 목적이 달성되면 IMF가 맡게될 최종대부자로서의 역할도 결국 최소화
될 것이다.
더욱 중요하게는 이러한 새로운 경제윤리적 사고의 틀이 지배하게 되면
양떼현상으로 표현되는 금융공황 또한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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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약력 >
<> 미국 예일대 졸업
<> 스탠포드대 경제학박사
<> 미국 연준리(FRB) 자문위원
<> 세계은행.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자문위원
<> AEI 초빙연구위원
<> 미국 콜럼비아대 교수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