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의 대표주자로는 기업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미술관의 큐레이터들을
빼놓을 수 없다.

성곡미술관의 선임 큐레이터인 이원일씨(39)는 7년차 베테랑 큐레이터.

중앙대 서양화과를 졸업한후 미국 뉴욕대 대학원에서 회화와 현대미술사를
전공했다.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내는 역량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전력 또한 화려하다.

9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전수천 작가를 "보필"했다.

96년 성곡미술관에 스카우트된후 "다빈치에서 현대문명으로" "우리시대의
초상-아버지" 등 시대정신을 날카롭게 읽어낸 대형 프로젝트들을 기획해
냈다.

최근에는 "치유로서의 미술/미술치료전"으로 각계의 호평을 받았다.

11월 개관 기념전으로 "매체의 확산과 회화성의 회복"이란 90년대 미술의
양대 흐름을 짚어보는 전시회를 마련하고 있다.

금호미술관의 단독 큐레이터 신정아씨(27)는 "편안한 느낌을 주는 기획"
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찌감치 큐레이터를 목표로 미국 캔사스 주립대에서 페인팅과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97년 10월 귀국해 금호미술관에 바로 발탁됐다.

이후 장르간 영역을 허문 "타이틀 언타이틀 노타이틀", 복합미술을 다양한
형식을 빌어 탐구한 "대한민국 언더그라운드 만화 페스티벌" 조각 사진 회화
작가들의 드로잉을 모은 "드로잉 횡단전" 등 쉼없이 신선한 기획전을 내놓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11월에 ''그림보다 액지가 좋다''는 재미난 전시를 선보인다.

아트 선재센터의 한주연씨(27)는 경력 5개월이 채 넘지 않는 신예.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출신으로 초심자답지않게 안정된 기획으로
아트선재센터의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8월에 열린 호주작가전 "언홈리(unhomley)" 독일 여성작가전 14인-육체의
논리 등 첫 작품들을 성공적으로 빚어냈다.

내년초 ''전라도 작가전''으로 독자적인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다.

서남 미술전시관의 최남수씨(31)는 "튀는" 큐레이터다.

젊은 감각과 참신한 기획력으로 주목받는 그는 96년 "뷰파인더 캔버스"로
데뷔했다.

첨단시대의 영상을 붓으로 그려낸 작품을 모은 독특한 시도였다.

97년 기존의 난해하고 권위적인 추상조각을 거부한 "일러스트 조각전"는
1만명이상 관객을 동원하는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경력 또한 이채롭다.

홍대 미대 시절 고 이한열 열사의 영정을 그린 사람이 바로 최남수씨다.

졸업후엔 월간 "가나아트"의 기자로 뛰며 수많은 잡지에서 미술전문 기고가
로 이름을 날렸다.

올 1월부터는 사재를 털어 A4용지로 8면짜리 스트리트페이퍼인 "스케치"를
제작해 인사동 갤러리나 미대 실기실에 뿌려 큰 호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 김혜수 기자 dearsoo@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