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는 아직까지 큐레이터를 양성하거나 자격을 인준해줄 장치가 마련돼
있질 않다.

역설적으로는 누구라도 언제든지 큐레이터가 될 수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아무나 큐레이터를 넘볼 수 없는 것은 업무가 요구하는 전문성
때문이다.

현재 국내에서 활약하는 큐레이터들은 대부분 미술이나 미술사학쪽의
전공자들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서울대 이화여대 홍대 숙대 성신여대 영남대등이 대학원에 미술사학 미학
등 관련 교육과정을 마련해놓고 있는 정도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1차시험(헌법 문화사 영어 한국사 정보체계이론)과
2차시험(동양미술사 박물관학 건축사 서양미술사 현대 미술론 예술론중 4개
과목)을 거쳐 큐레이터를 공채한다.

사립 미술관등의 경우는 관련 전공자를 중심으로 인맥을 통해 채용한다.

외국의 경우 큐레이터학이 독립적인 학문으로 자리잡고 국가가 큐레이터에
엄격한 자격조건을 두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프랑스의 경우 루브르 미술관 부설 에꼴 드 루브르에서 학사과정 3년에
석사과정 2년을 의무적으로 마쳐야 한다.

이후 국가자격시험을 치러 합격한후 18개월의 현장수습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미술관 큐레이터로 임용된다.

최근 들어서는 국내 일부 대학과 대학원에도 큐레이터 학과가 생겨나고
있다.

중앙대가 지난해 예술대학원내에 2년제 미술관학 전문 연구과정을 설치했고
숙대 대학원이나 동덕여대 등도 큐레이터학과를 신설했다.

큐레이터는 학문적인 지식과 비평가적인 안목외에도 사회 정치 경제 문화에
걸쳐 폭넓은 교양을 두루 갖춰야 한다.

전시기획을 담당하는만큼 이벤트적인 역량도 필요하다.

해외 미술관이나 작가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외국어 실력도
중요하다.

전시회를 즈음해선 체력전이 요구되니 강인한 체력 또한 빼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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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팀 : 최필규 산업1부장(팀장)
김정호 강현철 노혜령 이익원 권영설 윤성민(산업1부)
정태웅(경제부) 장진모(증권부) 김문권 류성(사회1부)
육동인 김태철(사회2부) 정종태(정보통신부)
박해영(문화레저부) 김혜수(국제부) 기자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