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직접 해외시장에 뛰어들어 외자를 유치하는 일명 "로드쇼"
가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최기선 인천시장과 임창열 경기지사는 최근 미국 이스라엘 등지에서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12억달러의 투자의향서를 교환하고 40억달러의 투자상담
실적을 거두는 개가를 올렸다.

실제 투자로 연결되기까지에는 아직 여러 절차가 남아 있지만 교섭력이
미약한 자치단체의 실적으로는 대단하다는 평가다.

최기선 시장 등 12명의 투자유치단은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11일간의
일정으로 미국과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주목적은 1백94만평 규모의 국제관광단지로 개발할 용유.무의 관광지구와
송도미디어밸리에 대한 외자유치.

유치활동은 첫 단계부터 순조로웠다.

로스엔젤레스 레디슨월셔프라자호텔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는 무려 2백여명
의 기관투자가와 개인사업자들이 참석, 유치단을 고무시켰다.

이 자리에서 유치단의 일원인 한국의 씨월드가 미국 개발사 GCMI로부터
2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 합의서를 체결했다.

또 PIR 등 5개 회사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했고 RNM 등 11개사는 직접투자
의사를 밝히는 등 모두 8억달러의 "가유치" 실적을 올렸다.

유치단은 이어 텔아비브시와의 자매결연을 위해 방문한 이스라엘에서도
이 나라 최대재벌인 댄크너그룹등 18개 기업을 대상으로 송도미디어밸리
투자유치 활동을 펼쳤다.

세계경제를 좌우하는 유태계 자본을 끌어들이자는 전략이다.

임창열 경기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기도 투자유치단은 인천보다 약간 늦게
지난 13일부터 10일 동안 미국 서부에서 동부를 종주하는 로드쇼를 펼쳤다.

유치단은 지난 16일 1백60여개 투자회사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로스엔젤레스의 옴니호텔에서 설명회를 갖고 "경기도는 생산활동과 하이테크
산업의 중심지이자 거대한 구매시장을 가진 최적의 투자지역"이라고 소개
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미국 50대 투자은행중 하나인 APISC의 러셀사장이 축령산
리조트개발에 3억달러의 투자의사를 밝힌데 이어 노바사가 용인시 기흥읍에
5천만달러를 들여 자동항법장치 연구소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실버타운 조성(1억달러) <>전원주택단지 조성(1억달러) <>세라믹제품
생산(5천만달러) <>무선멀티미디어사업(2억5천만달러) <>의료기기사업 투자
(2천5백만달러) 등과 관련해 투자의향서가 제출되거나 합의각서가 교환됐다.

이밖에 경기순환철도 건설에 3억달러의 투자검토가 이뤄진 것을 비롯해
용인경전철 건설에 2억달러, 파주시 초평동 위락단지 건설에 2억달러,
일산신도시내 컨벤션센터 건설에 1억달러의 투자상담이 각각 이뤄졌다.

또 유치단의 일원으로 참가한 개별업체도 기술수준을 직접 현장에서 보여
주는 등 매우 구체적인 투자안내활동을 펼쳐 큰 소득을 올렸다.

아남반도체, 해태유업, 한미정밀화학, 공성통신전자, 보령제약 등은 공장
매각이나 합작투자 등의 방식을 통해 모두 10억달러의 투자의향서를 이끌어
내는데 성공했다.

한편 한미은행의 지배주주인 BOA가 임지사로부터 한미은행의 신용한도를
확대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긍정적 검토"를 표명한 것도 큰 소득이다.

수도권 중소기업의 대출 문호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로드쇼는 대체로 성공적이라고 볼수 있으나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무엇보다 나열식 설명회에 그쳤다는 반응이다.

투자가가 가장 중시할 세제상의 혜택이나 수도권에서의 공장 건축시 제도적
보장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투자 효과를 상세히 분석하고 원스톱 투자과정을 보장하는
등 보다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하대 경영학과 정재훈교수는 "외국자본은 투자환경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느냐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며 "수도권정비법 개정 등을 통해 제대로 된
여건을 조성하는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 인천=김희영기자 songki@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