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기기 산업은 제조업 전체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자본재 산업중
하나다.

양질의 값싼 자동화설비가 뒷받침되면 제조업의 경쟁력은 크게 높아지나
자동화설비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지속되면 비용이 올라가 경쟁력
을 떨구는 요인이 된다.

수입에 의존하다보면 산업이 선진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진다.

그런 점에서 자동화기기 산업의 육성은 국가경쟁력과도 직결되는 과제랄 수
있다.

하지만 자동화기기 관련기술은 결코 하루아침에 축적되지 않는다.

대부분 성장단계에 있는 기술인데다 기계기술에 첨단전자기술 등이 접목된
것들이어서 선진국들은 이전을 꺼린다.

자동화기기는 제품은 물론 부품도 대부분 선진국에서 자체생산한다.

자동화기기에 관한한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수출주문은 찾아보기 어렵다.

OEM을 하려해도 기술수준이 따라주지 않는다.

자동화기기 산업의 기술축적은 중장기 계획을 세워 차근차근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길밖에 없다고 보면 된다.

정부가 생산기술연구원을 내세워 77개기업 및 대학과 연구소가 참여하는
첨단생산시스템(선도기술개발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정부는 그밖에 인력수급이나 자금지원 세제 등 각 분야에서 지원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인력수급면에서만 보면 산업기술대학을 설립해 정규교육과정을 통해 기술
인력을 늘려 자동화산업의 기술.기능인력 수급을 원활히 하려는 것이나,
직업훈련, 재훈련제도를 확충하려는 것 등이 모두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자동화관련기업들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나마 국산자동화기기의 수요를
확대하기 위해 설비자금 지원때 자동화분야를 우선 지원할 것을 요망하고
있다.

자동화시설투자에 대한 투자세액공제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병역특례제도를 중소기업위주로 점차 개선하고 중소기업 현장기술인력의
이직을 막기위해 소득세감면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자동화기기 부품에 대해서도 완제품수준의 관세감면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기업들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WTO(세계무역기구) 체제하에서 특정산업에 대한 지원은 신경쓰이는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어서 정부가 자동화기기 산업만을 집중지원하기는 어렵다.

기업들부터 긴 안목에서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동화투자에 힘써야
할 것이다.

자동화기기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개발을 촉진하려면 중장기
개발전략수립과 함께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에 전문화, 계열화된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이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요처가 있지 않고서는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같은 불황기에는 자동화투자수요가 더욱 위축될 수 있어 전문화,
계열화 생산체제는 더욱 절실해진다.

공장자동화수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종합컨설팅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긴요하다.

자동창고 등의 예에서 보듯 자동화산업의 특성상 건축기술과 기계기술 등을
전체적인 안목에서 다룰 수 있는 엔지니어링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자동화기기 업계는 2010년 선진국 수준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르 위해서는 자동화기기의 표준화.공용화도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

KS만으로는 국제무대에서 행세하기 힘들다.

ISO라든지 유럽연합의 품질인증인 CE 마크 등 국제적인 인증을 획득하는
노력이 지속돼야만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이다.

자동화기기의 핵심부품인 NC공작기계용 수치제어장치, 로봇용 컨트롤러
등을 공동개발하려는 노력도 꾸준히 추진돼야 하겠다.

자동화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도 육성해야 함은 물론이다.

첨단 자동화산업기기 분야에 외국인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기업의
국제화추세에 맞춰 생산.판매 등 해외협력사업을 장려.지원하는 등 국제화
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해외연구소나 외국기업과 첨단기술분야의 공동연구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