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에도 구제금융을 주나?"

미국정부가 망해가는 헤지펀드에 대규모 구제금융을 실시키로 해 눈총을
받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가 헤지펀드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판에 무슨
얘기냐"는 비난이 쏟아지지만 미정부로서는 "울며 겨자먹기"다.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FRB)는 23일 뉴욕에 있는 헤지펀드인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35억달러를 긴급 지원하도록 10여개 은행및 증권사에게 요청
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살로먼브라더스 부사장 출신인 존 메리웨더가 경영하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머턴과 마이존 숄레스가 고문으로 있는 이 회사는 최근
러시아와 아시아 남미등에서 25억달러(총 자산의 52%)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한해에도 수십개의 금융회사가 명멸하는 뉴욕 금융계에서 부도나게
그냥 놔둬도 될 일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정부로서는 수수방관 할 수 없는 처지가 아니다.

50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펀드가 부도로 일시에 보유자산을 처분할 경우
뉴욕증시 하락과 달러약세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 되면 악화일로의 세계경제에도 좋을 게 없어 어쩔수 없이
구제금융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날 뉴욕연방은행과의 회동에는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딘위터, 트래블러스, UBS 등 내로라 하는 대형 금융업체들의 경영자들이
대거 참석,이번 사태가 국제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문제가 된 롱텀펀드 말고도 조지 소로스의 "퀀텀 펀드"도 최근
4주동안 러시아에서 40억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거펀드 역시 러시아에서 6억달러를, 오메가 어드바이저스펀드는 약
4억5천만달러의 손실을 입는 등 세계금융위기로 대형 헤지펀드들이 속수무책
으로 나가 떨어지고 있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5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