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싯가평가제 도입 시기를 놓고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가 논란을
벌이고 있다.

금감위는 11월부터 펀드 싯가평가를 실시키로 하고 구체적인 방안까지
마련해 이달안에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재경부가 개입해 연기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져 도입시기가 불투명해졌다.

재경부 관계자는 25일 "금융시장에 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관련(투신)
업계의 의견을 듣는등 충분한 검토작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재경부가 대규모 국채발행을 의식해 펀드 싯가평가
제 조기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재경부로서는 싯가평가로 인해 투신사에서 자금이 빠질 경우 회사채시장이
얼어붙어 금리가 상승하고 결국 국채소화가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대해 금감위는 신규펀드에 들어가는 신규채권만 싯가로 평가키로 하는
등 도입초기의 적용 범위가 매우 좁기 때문에 수익률 변화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11월 도입계획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금융업계에 이미 알려진
일정이 바뀌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재경부와 맞서고 있다.

금감위 관계자는 그러나 "금감위 내부에서도 연기쪽을 주장하는 의견이
전혀 없는 것이 아니다"라는 점을 인정하며 "재경부와 계속 협의를 가질 것"
이라고 말했다.

금감위는 이와관련 재경부의 의견으로 결정돼 연기될 경우에는 현재안보다
범위가 광범위한 펀드싯가평가제를 내세울 예정으로 있다.

시기가 늦어지는 만큼 펀드 싯가평가제가 빨리 뿌리내릴수 있는 강력한
시행방안을 제시한다는 입장이다.

투신업계는 재경부와 금감위가 막판의견 조율을 하고 있는 만큼 다음주중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장진모 기자 jang@ 박영태 pyt@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