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경제의 주축인 브라질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지원을 받게 돼
이 지역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IMF의 한 고위관계자는 24일 막대한 자본유출과 재정적자로 붕괴직전에
몰린 브라질에 구제금융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원은 내달께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규모는 1백6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정부는 현재 미국 등 교역대상국 금융기관들에게도 약 90억달러의
차관지원을 요청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자금부족으로 난관에 처해있는 IMF가 대규모 지원을
약속한 것은 그만큼 브라질 경제가 악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실제로 브라질의 재정적자는 이달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7%에 달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재정적자의 위험수위를 GDP의 2-3%선으로 보고 있다.

외환 보유고도 지난6월 7백10억달러에서 최근에는 4백20억달러 수준으로
급격히 줄었다.

브라질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해외투자자들의 이탈도 줄을 잇고
있다.

지난22일에는 하루동안에만 무려 5억2천4백만달러가 유출됐다.

현지 언론들은 이달들어 총 1백50억달러의 자금이 브라질을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했다.

연50%에 가까운 초고금리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더 이상 매력요인이 되지
못할 만큼 브라질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내달4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소
현 브라질 대통령은 "긴축재정"과 "세수확대"라는 인기없는 정책을 IMF에
약속했다.

IMF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어서이다.

물론 IMF 쪽도 속이 편한 입장만은 아니다.

중남미 경제의 주축인 브라질이 무너지면 중남미 경제 전체가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가뜩이나 개편론이나 폐지론등으로 코너에 몰려있는 IMF의
위상이 더 떨어지게 된다.

한편에서는 IMF의 지원이 과연 가능하겠느냐는 의문도 일고 있다.

현재 IMF의 금고에는 일반차입협정기금(GAB)과 보유자금을 합해서
2백-2백40억달러 밖에 없다.

브라질에 1백60억달러를 지원을 하고 나면 금고가 거의 바닥을 보이게
된다.

게다가 최근 미국 하원이 IMF에 대한 추가출연을 부결시킨 상황이어서
IMF는 쉽게 돈을 내놓을 처지도 못된다.

한마디로 국제사회 어느누구도 브라질의 붕괴를 원하지 않지만 브라질을
막다른 길로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 박수진 기자 parksj@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