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자신의 물건에 대해 불만을 품는 남자가 있었다.

그가 길을 걷는데 흰 수염을 길게 늘어뜨리고 도복에 지팡이를 들고 있는
노인을 만났다.

첫눈에 도사라고 판단한 그는 무릎을 굽히고 조아렸다.

"제 물건을 다리만하게 해주십시오"

"정녕 네 소원이 물건을 다리만큼 길게 하는 것이냐, 그럼 원하는대로
해주지"

도사는 사라지고 남자는 잔뜩 기대를 걸고 물건을 주시했다.

웬걸, 그의 물건이 다리만큼 커진게 아니라 그의 다리가 물건의 길이에
맞게 줄어들었다.

웃자고 해본 얘기지만 무리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것이다.

하루에도 수십명씩 왜소한 물건으로 사이즈 컴플렉스에 걸린 환자를 만난다.

그중에는 사이비 시술자에 당한 사람도 있다.

싼값으로 물건을 크게 만들수 있다는 감언이설에 현혹돼 접근했다가 낭패를
본 사람이 많다.

부작용이 밝혀져 사용이 금지된 약물을 무분별하게 주입, 후유증으로 평생
물건을 쓰지 못한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이들은 앞서 말한 이야기의 주인공과 다를바 없다.

비싼 물건은 값을 깎아서 사야 한다.

현명한 소비행위지만 그렇다고 세일을 너무 좋아해서는 안된다.

세일을 할때는 그 이유를 면밀히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다가와 수술비를 반액으로 내려 받는다고 하면 이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수술비를 내리는지 살펴봐야 한다.

싸게 해준다는 말만 믿고 덜컥 물건을 맡겼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반액으로 세탁을 해준다기에 고급 무스탕을 맡겼다.

처음에는 반짝반짝 가죽에 윤이 났는데 몇번 입고 나니 배추처럼
후즐근해져 도대체 입을수가 없다.

제값 받는 세탁소에 가서 물어봤더니 싸게 받는 세탁소에서 질 나쁜 세제를
썼기 때문이란다.

무스탕을 물건과 비교하기는 뭐하지만 조직이 괴사되고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는 환자에게 재수술을 해주며 안타깝다는 생각을 수시로 한다.

이러면서 돈의 위력을 다시 한번 생각한다.

"돈만 있으면 개도 멍첨지" "돈만 있으면 처녀 불알도 산다"는 말이 있듯이
돈의 마법은 신기하다.

캐서린 햅번 같은 유명한 여배우도 "돈과 성적 매력중 선택의 자유가 있으면
돈을 택하라"고 충고했다.

그 이유는 나이가 들어갈수록 돈이 바로 성적 매력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물론 사람나고 돈났지 돈나고 사람난 것은 아니라는 이의제기를 할수 있다.

그래도 섹스에는 빈부차별이 없다.

흥부 부부를 보면 찢어지게 가난한 환경에서도 금슬만은 찰떡이어서 줄줄이
아들 딸을 생산하지 않았는가.

< 이광평 비뇨기과 원장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