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28일로 예정된 김대중 대통령의 경제기자회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 김 대통령이 어떤 평가를 내릴지가 관심의 초점이다.

김 대통령은 지난 3일 5대그룹이 1차사업구조조정안을 발표한 이후 이에
대해 직접적인 평가는 내비친적이 없었다.

기업 관계자들은 이번 회견에서 김 대통령이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복안을 설명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만의 하나 김 대통령이 "기업 구조조정이 미흡하다"고 한마디
할 경우 정부의 대기업 정책이 더 강화될 지도 모른다며 우려하고 있다.

기업들은 이제까지 정부와의 "약속"을 꾸준히 이행해왔지만 기업 경영의
속성상 가시화가 늦을 수 밖에 없음을 알아줬으면 하는 눈치다.

재계 관계자는 "김 대통령은 내수와 소비 진작을 위해 금리를 내리는 등
경기부양조치를 설명하고 경제제일주의를 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할 지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5대그룹이 자율 합의로 7개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을 발표한
만큼 김 대통령이 기업구조조정은 일단락됐다는 언급을 할 수도 있다"고
기대를 표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일반인들은 대그룹들이 큰 회사를 맞바꾸는 "빅딜"만을
구조조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구조조정은 김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5대그룹 총수와 합의한 5개핵심과제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경영투명성 제고 <>상호지급보증의 해소 <>재무구조의
개선 <>주력 업종 선정 및 대중소기업 협력관계 강화 <>지배주주 및
경영진의 책임 강화 등 5개 과제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상당 부분 실천을
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외자유치와 기업퇴출, 부동산매각 등 "협상 상대방"이 있는 경우는
기업 스스로의 힘으로 이룰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모그룹 관계자는 "IMF체제 1주년을 2개월여 밖에 남겨놓지 않은
현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잘잘못을 가리기 보다 일을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대통령이 기업 구조조정이 매듭됐다고 선언해줘야 공공 금융부문 등의
구조조정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 기업구조조정 5대 핵심과제 이행현황 ]]

<1> 기업경영투명성 제고

.5대그룹 기획조정실 및 사장단회의폐지
.사외이사 및 감사 선임
.결합재무제표 작성준비 착수

<2> 상호지급보증 해소

.6월말 현재 지난해 4월보다 9조7천억원 감소

<3> 재무구조 개선

.5대 그룹 합계 총 2백90억달러 외자유치 추진중

<4> 주력업종 선정 및 대중소기업 협력강화

.4~5개 핵심업종 선정 완료
.5대그룹 1차사업구조조정 합의안 발표(9.3)
.7대 종합상사 중기수출지원(7~9월간 79건 2천8백만달러)

<5> 지배주주 책임강화

.주요 대주주 이사 등재
.이사회 중심 경영 정착

< 자료 : 전경련 >

< 권영설 기자 yskwon@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6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