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위기가 세계공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와 중남미는 물론 미국경제의 펀더멘털(경제의 기본여건)마저 약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럽단일통화인 유러의 출범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이같은 세계경제 위기의 원인은 구제금융 대상국에 대한 IMF 처방에 있다고
본다.

IMF의 처방은 긴축과 고환율 고금리로 요약된다.

이 정책은 당장은 구제금융 대상국의 국제수지 개선에 기여했다.

그러나 동시에 막대한 환평가손, 높은 이자부담, 금융경색을 유발해 기업의
집단도산, 내수산업 붕괴를 불렀다.

오히려 외화가 새로 들어오고 수출이 늘어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또 통화의 급속한 평가절하를 통한 수출증대와 수입감소 유도정책은 인접
경쟁국들로 하여금 비슷한 수준으로 자국통화를 평가절하하게 만들었다.

결국 고환율정책이 겨냥한 수출증대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수입만 감소
시켰다.

이에 따라 국제원자재 가격도 떨어져 자원수출국인 러시아와 남미의 국제
수지에 결정타를 가하고 있다.

결국 IMF처방이 세계경제 위기를 증폭시킨 것이다.

최근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8,000대밑으로 떨어졌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아시아 위기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다.

주가가 떨어지면 국민의 가처분 소득이 줄어들어 경기후퇴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유러화가 내년부터 통용되면 달러수요가 줄어든다.

1조억달러가 넘는 미국의 채무를 유러화로 갚으라는 요구가 생겨날 수 있다.

미국의 신용은 떨어지고 입지는 갈수록 좁아질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 위기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선진국들이 위기에 빠진 개도국들을
지원하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

이들 나라의 신용을 회복시켜 주고 또 금융조달비용도 낮춰 줘야 한다.

대형 투기펀드의 움직임도 억제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간 통화가치가 안정될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악순환을 막고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 오재언 오백무역(주) 이사 >

( 한 국 경 제 신 문 1998년 9월 28일자 ).